
정부가 조정대상지역 내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에게 사실상 영구적으로 적용돼 온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혜택에 대해 손질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 부동산 시장의 왜곡을 줄이고 실수요자 중심 거래 질서를 회복하겠다는 정부 기조가 보다 분명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조정대상지역의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에게 영구히 주어지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이 조세 형평 측면에서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여러 가지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를 통해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유도해 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일부 다주택자들이 세제 혜택을 활용해 장기간 매물을 잠그고 시세차익을 누렸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 보유가 시장 왜곡을 키웠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날 구 부총리의 발언은 단순한 세제 검토를 넘어 부동산 시장 체질 자체를 실수요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구 부총리는 최근 시장 흐름에 대해 “부동산 시장은 과열 양상에서 벗어나 실거주자를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이 지난 1월 발표된 이후 시장에는 다주택자 보유 매물이 나오고, 이를 무주택 실수요자가 매입하는 선순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거래 흐름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 이후 다시 매물 잠김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과거와 시장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등을 통해 투기적 매수는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다”며 “주택가격 상승 기대 역시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스피 7000 돌파에서 보이듯 투자 패러다임이 부동산에서 자본시장 등 생산적 금융 부문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정부는 서울·수도권 공급 확대에 집중하는 한편 투기 수요는 차단하고 실거주 거래는 원활하게 이뤄지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과 물가 대응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구 부총리는 “오늘 발표된 3월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인 37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4월 수출도 두 달 연속 8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우리 경제는 견조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동전쟁 장기화로 고유가와 공급망 충격 등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정부는 이날부터 적용된 5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민생 물가 안정을 고려한 조치다. 아울러 주사기 과다 구매 의심 기관에 대한 긴급 현장 점검 등 필수 품목 공급망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생활 밀접 품목을 대상으로 부당 행위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