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물이 생동하는 2026년의 봄, 차가운 흙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처럼 강인하면서도 유연한 우리 소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오는 3월 28일, 서울 종로의 ‘문화공간 아이원’에서 젊은 가객 홍민아의 정가 독창회 <틔움>이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전통 음악 발표회를 넘어, '후생가외(後生可畏)'라는 타이틀 아래 차세대 국악 주자가 세상에 던지는 당당한 출사표와 같다.
정가의 격조, 젊은 호흡으로 다시 태어나다
'정가(正歌)'는 과거 선비들과 지식인층이 즐기던 고결한 예술로, 아정한 소리와 절제된 미학이 특징이다. 이번 독창회의 주인공 홍민아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에 재학 중인 재원으로, 국가무형유산 가곡 전수장학생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특히 지난해 제30회 한밭국악전국대회 정가 일반부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쥐며 그 실력을 입증한 바 있다.
공연의 주제인 <틔움>에는 막혀 있던 것이 열리고 새로운 모습이 드러나는 찰나의 경외감이 담겨 있다. 홍민아는 공연에 대해 "젊은 가객이 세상을 향해 자신만의 소리를 틔워 올리는 수줍은 첫걸음"이라며, "여린 새싹이 화사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 정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통의 품격을 채우는 다채로운 레퍼토리
이번 공연은 우조 이수대엽 '버들은'을 시작으로 정가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 엄선됐다. '우조 두거 일각이', '반우반계 반엽 남하여' 등 전통 가곡의 정수를 보여주는 곡들은 물론, '계면조 두거 임술지', '계면조 편수대엽 모란은' 등 섬세한 감정선이 돋보이는 곡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대중에게도 익숙한 가사 '춘면곡'과 '수양산가'는 홍민아만의 맑고 청아한 음색으로 재해석되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무대에는 박다민(대금), 양주빈(가야금), 박재우(타악) 등 실력파 연주자들이 반주를 맡아 소리의 풍성함을 더하며, 박주연의 사회로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청년문화패스와 함께하는 문턱 낮은 클래식
본 공연은 (사)한국전통문화예술원이 주최하고 문화공간 아이원이 주관하며, 2026 청년문화패스 대상 공연으로 선정되어 청년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혔다. 전석 1만 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은 정가라는 장르가 대중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예매는 NOL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가능하며, 공연은 토요일 오후 5시에 시작된다.
공연 관계자는 "주차 공간이 협소하므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한다"며 관람객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전통의 맥을 잇는 젊은 예술가의 진심이 담긴 이번 독창회는, 삭막한 도심 속에서 정서적 풍요를 갈망하는 현대인들에게 한 줄기 봄비와 같은 치유의 시간이 될 것이다.
홍민아의 <틔움>은 단순한 소리판이 아니다. 이는 우리 소리의 미래를 틔우는 소중한 씨앗이며, 관객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여백의 미'를 일깨워주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3월의 끝자락, 문화공간 아이원에서 피어날 연둣빛 소리의 향연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