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의 의미, 시간과 공동체를 잇는 ‘새해의 의식’

가족과 전통 속에서 나의 새해 목표를 재설계하다

음력 1월 1일, 설날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단순한 공휴일을 넘어 시간의 전환점이자 공동체 정신을 되새기는 날로 자리해 왔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명절 풍경이 달라졌지만, 설날이 지닌 상징성과 의미는 여전히 깊다.

 

설날의 가장 큰 의미는 ‘새해의 출발’이다. 예부터 설을 쇠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여겼다. 이는 단순한 나이 계산이 아니라, 개인이 새로운 책임과 역할을 받아들이는 상징적 의례였다. 어린이는 한층 성장한 존재로 인정받고, 어른은 더 무거운 삶의 무게를 감당하는 존재로 자리한다. 설날은 곧 개인의 성숙을 확인하는 날이기도 하다.

 

아침에 지내는 차례는 설날의 핵심 의식이다. 조상에게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하고 감사의 뜻을 올리는 행위는 가족 공동체의 뿌리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지방을 모시고 정갈하게 음식을 차려 올리는 과정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기억과 존중’의 문화다. 조상을 기억하는 일은 곧 자신의 존재를 돌아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세배는 세대 간 관계를 잇는 상징적 행위다. 아랫사람이 웃어른께 절을 올리며 덕담을 듣는 풍습은 예와 질서를 배우는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건강하라”, “하는 일마다 잘되라”는 말 한마디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사회적 약속에 가깝다. 세뱃돈 역시 단순한 용돈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격려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설날 음식 또한 중요한 상징을 지닌다. 떡국은 정결과 새 출발을 뜻하는 흰 가래떡을 사용하며, 길게 뽑은 모양은 장수를 기원한다. 어슷하게 썬 떡이 옛 동전을 닮았다고 해 재물과 복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있다. 명절 음식은 단순한 미각의 즐거움이 아니라 삶의 바람을 담은 상징적 언어다.

 

현대 사회에서 설날의 의미는 또 다른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로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다양해졌고, 고향 방문 대신 여행이나 휴식을 선택하는 이들도 늘었다. 그러나 형태가 달라졌을 뿐, ‘새해를 맞이하며 삶을 점검하는 시간’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설날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과 가족을 돌아보는 귀한 계기다.

 

전문가들은 설날이 공동체 회복의 상징적 기회라고 설명한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전통 의례는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세대 간 대화가 줄어든 시대에 설날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경험을 나누는 소통의 장으로 기능한다.

 

결국 설날은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성찰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날이다. 단순한 명절을 넘어 삶의 방향을 다시 묻는 시간이다. 한 해의 첫날, 우리는 가족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짐한다. 더 건강하게, 더 성실하게, 더 따뜻하게 살아가겠다고. 설날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그 다짐 속에 있다.

 

 

 

이기남 정기자 기자 ds3huy@kakao.com
작성 2026.02.14 21:40 수정 2026.02.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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