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가자 지구, 100만 피란민의 숨겨진 생존 기록: "비가 오면 텐트가 하수구가 된다"

-폭격보다 무서운 겨울비… 가자 지구 반쪽짜리 텐트 속 네 가족의 충격적 일상.

-"아이들에겐 병원이 집입니다" 하수 오물과 추위가 앗아간 가자 지구의 잃어버린 유년기.

-침묵의 살인자 '겨울 추위'… 가자 지구의 인권 폐허 위에서 던지는 뼈아픈 질문.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TRT의 보도에 따르면, 지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가자 지구 주민들이 마주한 비극적인 생존 현실은 비참하다. 파괴된 집을 떠나 열악한 텐트에서 추위와 질병에 시달리는 피란민들의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전 지구촌 안으로 퍼져가고 있다. 가자 주민들은 식량과 의약품 부족뿐만 아니라 폭우와 오염된 환경으로 인해 인간다운 삶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한 텐트에 여러 가족이 밀집해 거주하며,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하다. 가자의 피해자들은 국제 사회를 향해 단순한 구호 물품이 아닌 안전하고 청결한 주거 권리 보장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폭격보다 차가운 ‘침묵의 살인자’ 비바람… 100만 피란민이 갈구하는 것은 구호품 아닌 ‘인간의 존엄’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겨울은 대개 따뜻한 외투와 안락한 집 안의 온기, 그리고 창밖을 지나는 계절의 정취로 기억되곤 한다. 누군가에게는 낭만이고 휴식인 이 계절이, 지구 반대편 가자 지구의 100만 명이 넘는 피란민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거대한 절벽으로 다가와 있다. 북부에서 남부로 밀려 내려오며 삶의 터전과 역사를 송두리째 잃어버린 이들에게 지금의 추위는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니라 인권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사투다. 최근 현장을 취재한 TRT 보도와 여러 국제기구의 기록을 통해 본 가자의 겨울은, 인간다운 삶의 최소한마저 박탈당한 ‘인권의 폐허’ 그 자체다. 텐트 한 장에 온 가족의 생명을 의탁해야 하는 이들의 시린 기록은 오늘 우리에게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그 고통 앞에 얼마나 정직한가?"라는 뼈아픈 질문을 던진다.

 

강제 이주가 부른 인권의 진공 상태

 

가자 지구의 비극은 예고된 인재(人災)다. 지속되는 군사적 충돌과 강제 이주 명령은 수많은 사람을 좁은 남부 지역으로 몰아넣었다. 준비되지 않은 대규모 인구 이동은 곧바로 주거와 위생의 붕괴를 초래했다. 단순히 집을 잃은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을 지탱하던 사회적 안전망과 물리적 방어선이 통째로 증발해 버린 것이다. 국제 사회의 원조물자가 국경에서 지연되는 동안, 가자의 난민들은 뼈를 깎는 듯한 추위와 쏟아지는 겨울비 속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이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얇은 천 조각 아래로 숨어들었으나, 그곳은 비바람을 막아주기엔 너무도 나약한 요새였다.

 

반쪽짜리 텐트 속, 젖은 침구와 뒤섞인 절망

 

가자의 난민들이 직면한 가장 직접적인 고통은 극심한 공간의 결핍과 신체적 취약성이다. 현지에서 만난 아라파트 한도르(Arafat Handor)의 삶은 참혹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그는 제대로 된 형태조차 갖추지 못한, 사실상 반쪽짜리 천 조각에 불과한 공간에서 네 가족이 뒤섞여 살아가고 있다. 성인 한 명이 눕기에도 좁은 공간에 노인과 아이들이 엉켜 지내는 현실은 그 자체로 거대한 감옥이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이 좁고 축축한 공간 안에 부상자들까지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함께 지내는 카메르 한도르(Kamer Handor)는 폭격의 화마 속에서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그가 누운 곳은 소독된 병실이 아니라 하수가 범람하는 텐트 바닥이다. 덮을 담요조차 없이, 밤마다 강풍에 텐트가 무너질까 봐 공포에 떠는 그에게 겨울은 매분 매초가 지옥이다. 이들은 제대로 된 식사조차 하지 못한 채, 이틀째 같은 음식을 조금씩 나누어 먹으며 생명의 끈을 붙들고 있다.

 

폭격보다 무서운 하수 오물과 질병

 

가자의 하늘에서 쏟아지는 겨울비는 절대 서정적인 풍경이 아니다. 그것은 난민들에게 폭격만큼이나 위협적인 ‘침묵의 살인자’로 변모했다. 낡은 텐트는 쏟아지는 비를 막아내기에 역부족이며, 빗물은 곧바로 난민들의 유일한 안식처인 침구류를 적신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여성은 젖어버린 솜이불을 끌어안고 "비 때문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라며 절망을 토해냈다.

 

이것은 자연의 재해가 아니라 명백한 관리와 통제의 부재가 낳은 참극이다. 텐트 주변으로 범람하는 하수 오물은 빗물과 뒤섞여 난민들의 발등을 적시고, 젖은 침구와 혼합되어 심각한 전염병의 온상이 되고 있다. 아이들은 하수 구덩이 옆에서 잠이 들고, 어른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텐트 안에서 위험천만하게 불을 피운다. 이는 온기를 얻기 위한 필사의 몸부림이지만, 동시에 화재와 질식사라는 또 다른 죽음의 그림자를 불러들이는 위태로운 도박이다.

 

가장 약한 고리인 아이들의 유년기는 이미 병원 침대 위에서 부서지고 있다. 이삼 사핀(Issam Safeen)은 텐트 바닥으로 유입된 오물과 혹독한 추위 탓에 아이들 사이에서 흉부 감염(Chest infection) 등 호흡기 질환이 역병처럼 번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뛰어놀아야 할 학교는 무너졌고, 이제 아이들에게 집은 텐트가 아니라 병원이다. 한 세대의 미래가 오물과 추위 속에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데이터는 이 비극이 단순한 일시적 고통이 아님을 경고한다.

 

텐트 너머, 존엄한 삶을 향한 마지막 호소

 

국제 사회가 건네는 텐트와 식량은 분명 필요한 손길이다. 그러나 가자 지구의 피란민들이 진정으로 갈구하는 것은 천 조각 이상의 본질적인 가치다. 그들은 단순히 비바람을 피할 구호품을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재건’과 ‘정상적인 삶’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텐트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머물 수 있는 깨끗한 장소를 원합니다. 하수 오물이 가득한 이곳에서 우리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습니다." 보도진의 카메라를 향해 울부짖는 한 여성의 호소는 구호 물품의 수량을 넘어서는, ‘인간다운 대우’에 대한 갈망이다. 깨끗한 물을 마시고, 오물이 없는 바닥에서 잠들며, 내일의 폭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주권적인 삶. 그것이 그들이 꿈꾸는 겨울의 끝이다.

 

가자의 겨울은 단순히 계절의 순환이 아니다.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생존 투쟁의 기록이자, 우리 시대 윤리의 성적표다. 반쪽짜리 텐트에서 네 가족이 부둥켜안고 체온을 나누는 모습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논리를 떠나, 우리가 지켜야 할 ‘인간성’이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의 외침 앞에 우리가 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는 무엇인가. 가자의 차가운 겨울비는 아직 멈추지 않았고, 그 빗속에서 우리는 무언의 공모자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야 한다.

 

작성 2026.02.14 13:59 수정 2026.02.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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