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 통신망을 강제로 차단하며 정보 통제에 나섰으나,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메신저가 시민들의 새로운 소통 병기로 등극했다. 최근 이란과 우간다 등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트위터 공동 창업자 잭 도시가 개발한 비트챗의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물리적인 인터넷 선을 끊더라도 시민 간의 연결은 막을 수 없다는 기술적 실증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당국이 인터넷을 전면 폐쇄한 이란에서 비트챗 이용량은 평시 대비 약 300% 증가했다. 시위 현장에서의 실시간 상황 전파와 탄압 실상 공유를 위해 시민들이 비트챗으로 결집한 결과다. 우간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대선을 앞두고 현 집권 세력이 인터넷을 차단하자, 야권의 보비 와인 후보가 비트챗 사용을 독려했고 이후 다운로드 수가 2만 8,000건을 넘기며 현지 앱스토어 1위에 올랐다.
비트챗의 작동 원리는 기존 통신 방식과 판이하다. 중앙 서버나 이동 통신 기지국을 거치지 않고, 개별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신호를 중간 고리 삼아 메시지를 전달한다. 즉,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촘촘한 그물망(Mesh)이 형성되어 통신 범위가 무한히 확장되는 구조다. 이러한 방식은 당국이 특정 서버를 공격하거나 통신 노드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의 검열을 원천적으로 무력화한다.

보안성 측면에서도 비트챗은 독보적이다. 아이디 생성이나 전화번호 인증 같은 개인정보 요구가 일절 없으며, 대화 내용은 오직 대화 상대의 기기에만 암호화되어 저장된다. 중앙 서버에 데이터가 남지 않으므로 당국이 사후에 대화 기록을 압수수색하거나 발신자를 추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과거 2020년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브리지파이'가 증명했던 오프라인 메시징의 효용성을 한 단계 진보시킨 형태다.
잭 도시는 인터넷의 지나친 중앙집중화가 국가 권력의 검열 도구로 변질된 것에 책임을 느끼고 비트챗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인터넷 차단이 일상화되는 '디지털 권위주의' 시대에 비트챗과 같은 기술이 시민 사회의 '디지털 생명선'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미얀마와 이란 사례에서 보듯, 폐쇄된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소통은 단순한 대화를 넘어 생존과 직결된 정보 교환의 수단으로 기능한다.
정부의 정보 통제가 강화될수록 시민들은 블루투스 메시 네트워크와 같은 기술적 대안을 통해 응수한다. 비트챗은 인터넷이 단절된 극한 상황에서도 연결을 보장하며 디지털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탈중앙화된 통신 기술은 앞으로도 국가 검열에 맞서 표현의 자유와 시민적 연대를 지키는 핵심적인 도구 역할을 지속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