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명절을 앞두고 귀성길에 나선 열차 승객들이 차량 내부에서 나는 자극적인 세정제 냄새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명절 대비 집중 청소 기간에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명절 집중 청소, 세정제 냄새는 '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명절 등 특별 수송 기간을 앞두고 KTX와 일반 열차에 대한 집중 청소 및 방역 작업을 실시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세정제에서 발생하는 강한 화학약품 냄새다.
승객 A씨는 "명절 전후로 기차를 타면 항상 코를 찌르는 세제 냄새가 나서 불편했다"며 "특히 창문을 열 수 없는 KTX의 경우 밀폐된 공간에서 환기도 안 돼 두통을 호소하는 승객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기존 세정제, 유해물질 논란
철도차량 청소에 사용되는 세정제에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VOC는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하며, 두통, 현기증, 구토, 피로감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간, 신장, 신경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일부 성분은 발암성 물질로 분류되기도 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철도 현장에서 사용 중이던 유기물질 기반 세척제는 "인체 유해성이 높아 보호 장비를 착용해도 세척제 냄새로 작업에 어려움이 많고, 일부 피부 접촉 시 피부 자극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2023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차량용 세정제 15개 제품 중 4개(26.7%)에서 MIT, CMIT, 포름알데하이드 등의 유해물질이 안전기준을 초과하여 검출된 바 있다.

코레일, 개선 약속했지만 현장은 '여전'
코레일은 2024년 9월 "KTX-1 전체 46편성 화장실에 자동분사 탈취제를 설치하고, 오물 처리 시 사용하는 세정제를 악취 저감 효과가 검증된 제품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코레일테크 환경사업본부는 "고속차량 외벽 청소 품질향상을 위한 친환경 세제 발굴"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최근 개정된 고속 차량 세척용 세제 규격을 준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강한 세정제 냄새가 지속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명절 등 특별 수송 기간에는 평소보다 더욱 강도 높은 청소가 이루어지면서 세정제 사용량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냄새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철도 안전기준, 세정제 규제 미흡
현행 「철도차량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통로연결막이 "물·세정제 및 윤활제 등에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내구성 규정만 있을 뿐, 세정제의 유해성이나 VOC 배출 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는 미비한 실정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밀폐된 철도차량 내부는 자동차 실내와 유사한 환경으로, 세정제 사용 후 충분한 환기 시간 확보와 저VOC 제품 사용이 필수"라며 "특히 영유아, 임산부, 호흡기 질환자 등 민감계층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승객 안전 위한 제도 개선 필요
철도 이용객들은 "깨끗한 열차도 중요하지만, 승객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청소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친환경 세정제 도입과 청소 후 충분한 환기 시간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명절 등 대목을 앞두고 실시하는 집중 청소가 오히려 승객 불편을 초래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며 "코레일은 청소 작업 시간을 조정하고,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세정제로 전면 교체하는 등 실질적인 개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승객 편의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세정제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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