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현교수 칼럼] “산업이 아닌 산업, K-프랜차이즈를 다시 정의해야 할 때”

[사진=조선이공대학교 프랜차이즈창업경영과 송지현교수]

한국 사회에서 프랜차이즈는 이미 생활 그 자체가 되었다. 골목마다 자리한 카페와 음식점, 생활서비스 브랜드 상당수가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된다. 연 매출 120조 원, 종사자 130만 명에 이르는 거대한 경제영역이며, 지역경제·청년창업·중장년 재취업을 연결하는 핵심 생태계 역할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나라 산업분류체계 어디에도 ‘프랜차이즈 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표준산업분류(KSIC)는 동일한 생산활동을 기준으로 산업을 정의한다. 제조업이면 제조활동, 운송업이면 운송활동 같은 식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는 외식·서비스·도소매등에 걸쳐 존재하는 운영방식(Business Format)일 뿐, 산업분류 논리상 하나의 ‘산업’으로 묶을 수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지난 40년간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이 구조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근본 원인이 발생한다.


산업분류가 없으면 무엇이 문제일까. 산업코드가 없으니 통계가 없다. 통계가 없으니 정책이 없다. 정책이 없으니 감독·표준·자격체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결국 프랜차이즈는 경제 규모는 산업이지만, 제도적 기반은 산업이 아닌 기묘한 구조로 방치되어 왔다. 그 결과 누구나 1년만 영업해도 본사를 만들 수 있는 현실, 전문성 없이 브랜드를 양산하는 난립 구조가 고착화되며 굳어졌다. 가맹점 폐업률은 점점 높아지고, 본부와 가맹점 간 갈등,분쟁은 반복되고, 산업의 질적 수준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분류의 문제가 아니라, 프랜차이즈가 산업으로 대우받지 못해 생긴 명백한 구조적 공백이다. 가맹사업을 규율하는 현행 법률은 거래 공정성에 초점을 맞춘 규제법일 뿐, 산업의 표준화·품질·전문인력·허가제·감독체계를 다루지 않는다. 산업이 아니라 거래로 본 것이다. 이 구조에서는 산업 전체의 품질 하한선(最低線)을 만들 수 없고, 아무리 훌륭한 본부가 시스템을 갖추어도 산업 전체의 신뢰를 결코 끌어올릴 수 없다.


최근 나는 프랜차이즈가 산업으로 기능하기 위한 ‘6대 산업화 구조조건’을 연구해 왔다. 산업 법제 기반, 운영·품질 표준화, 본부 허가제, 감독·거버넌스, KSIC 기반 통계체계, 산업 생태계·인프라가 그것이다. 특히 의료의 표준치료 개념을 프랜차이즈 산업에 적용한 ‘표준치료 모델’을 제안했는데, 이는 점포를 환자처럼 진단–평가–결과분석–처방하는 새로운 방식의 산업 표준치료모형이다. 종합병원의 전문 분과 구조를 FC본부 조직에 대응시키고, 슈퍼바이저를 분과제도화하여 주치의에 대응시키는 접근이다. 산업의 전문성과 재현성을 확보하는 데 매우 유효한 구조라고 판단한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전국의 자영업 생태계를 직접적으로 좌우하고, 지역경제·고용·도시 상권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산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산업을 산업답게 다루어 온 적이 없다. 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조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프랜차이즈는 산업이 아닌가?”가 아니라,
“프랜차이즈를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가?”로 말이다.
산업 분류, 국가 표준, 자격 체계, 감독 기구, 데이터 기반 통계, 지역 생태계.


이 모든 것은 한국 제조업·의료·교육·금융 산업이 성장할 때 반드시 구축되었던 요소들이다. 프랜차이즈만 예외일 이유는 없다.
프랜차이즈를 산업으로 재정의하는 작업은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니다.


한국 자영업 구조를 구조적으로 개혁하고, 산업의 품질과 신뢰를 높이며, 지역경제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경제·사회 전환의 출발점이다.


누군가는 이 일을 시작해야 한다.
그 시작이 지금이어야 하며, 우리는 그 임계점 앞에 서 있다.

 

작성 2026.02.12 09:24 수정 2026.02.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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