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파이데이아] 필코노미(Feelconomy)란?

‘느낌’이 지갑을 연다… 소비의 기준이 바뀌는 시대

소비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가격과 성능, 효율을 꼼꼼히 따지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얼마나 좋은가’보다 ‘어떤 느낌을 주는가’를 먼저 묻는다. 이 같은 흐름을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 ‘필코노미(Feelconomy)’다. 필코노미는 감정(Fee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기능이나 가격보다 감정적 만족과 경험적 가치를 중시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진: 소비의 기준이 바뀌는 시대, 필코노미(Feelconomy), gemini 생성]

과거의 소비가 합리성과 효율성에 기반한 선택이었다면, 필코노미 시대의 소비는 감정과 공감에서 출발한다. 같은 가격, 비슷한 성능의 제품이라도 ‘나를 이해해 주는 브랜드’, ‘머무는 동안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하는 쪽이 선택받는다. 소비자는 더 이상 물건 그 자체를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이 만들어내는 감정과 이야기를 함께 구매하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물질적 풍요가 일정 수준에 도달한 사회적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충족된 이후, 사람들은 더 많은 물건이 아니라 더 나은 감정을 원하게 된다. 여기에 경기 불확실성, 사회적 피로감이 겹치면서 소비는 ‘큰 성공’보다 ‘확실한 위로’와 ‘작지만 분명한 행복’을 찾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필코노미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시대적 정서가 반영된 구조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필코노미의 영향은 일상 곳곳에서 확인된다. 카페는 커피의 맛만으로 경쟁하지 않는다. 공간의 분위기, 음악, 조명, 머무는 시간의 감정까지 설계한다. 여행 역시 관광지 목록보다 ‘쉼’, ‘회복’, ‘나를 돌보는 시간’이라는 감정이 핵심 가치로 떠올랐다. 교육과 강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보 전달의 양보다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변화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이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

 

기업과 자영업자에게 필코노미는 중요한 전략적 시사점을 던진다. 더 많은 기능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얻게 될 감정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제품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이 제품을 통해 당신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이야기할 수 있을 때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다. 감정이 움직이면 구매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전문가들은 필코노미가 앞으로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기능의 차별화는 어려워지고, 결국 경쟁력의 핵심은 ‘느낌의 설계’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언어, 공간의 분위기, 고객과의 소통 방식까지 감정을 중심으로 재편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존재감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

 

필코노미는 소비자만의 변화가 아니다. 이는 기업과 사회 전반에 “사람은 결국 감정으로 움직인다”는 오래된 진리를 다시 묻는 흐름이다. 이제 경제는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감정을 이해하는 곳만이 선택받는 시대, 필코노미는 그 변화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키워드다.

 

 

 

박형근 정기자 기자 koiics@naver.com
작성 2026.02.10 13:43 수정 2026.02.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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