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사회에서 브랜드는 단순히 이름이나 로고에 머물지 않는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식하는 방식은 제품을 손에 쥐었을 때의 질감, 매장에 들어섰을 때의 조명, 앱(App)을 구동할 때의 반응 속도 등 무수한 ‘접점’을 통해 형성된다. 브랜딩 전문 에이전시 ASCENDER(어센더)의 차재국 대표는 이 모든 유기적 과정을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이라는 하나의 맥락으로 엮어내는 설계자다.
차재국 대표(JEI CHAGH)가 이끄는 ASCENDER는 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 회사’의 틀을 거부한다. 이들의 작업 범위는 브랜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브랜드 에센스(Essence) 정립에서 시작해 네이밍, 슬로건 개발 등 전략 단계는 물론, C.I, B.I, 전용 서체, 키비주얼 제작과 같은 시각적 정체성 구축을 포함한다.
하지만 ASCENDER의 진짜 차별점은 그 ‘구현’의 범위에 있다. 브랜드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공간, 즉 인테리어, 팝업스토어, 간판과 사인(Sign) 제작 및 시공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직접 설계하고 관리한다. 여기에 UX·UI와 같은 디지털 환경,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나드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며 브랜드가 살아 움직이는 모든 접점을 완성한다.
글로벌 역량 또한 ASCENDER의 강력한 자산이다. 네덜란드의 BOURNE, 덴마크의 HOMEWORK, 시드니의 ASCENDER 등 해외 유수의 에이전시들과 파트너 네트워크를 맺고 협업하며,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는 글로벌 관점의 브랜딩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수준 높은 브랜드 언어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차 대표의 이력서는 그 자체로 대한민국 브랜딩의 변천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직장인 CDR(대표 김성천)에서 디자인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를 배운 그는 이후 토탈임팩트와 브랜드유니온 한국지사장 등 핵심적인 위치를 거치며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성공시켰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카드 디자인의 문법을 바꾼 ‘현대카드’, 방송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혁신한 ‘JTBC’, 쇼핑몰을 넘어 경험의 공간이 된 ‘스타필드’ 등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하거나 정교해졌다.
그는 "대중에게 깊이 각인된 브랜드들을 작업했다는 사실보다, 그 브랜드들이 지향하는 방향성과 태도를 클라이언트와 함께 정의하고 현실화해왔다는 그 ‘과정’이 더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실무에서 쌓아온 깊이 있는 통찰은 현재 그가 대학 디자인과와 건축과 강의실에서, 그리고 여러 비즈니스 콘퍼런스의 자문위원석에서 후배들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가 되고 있다.

성공 가도를 달려온 베테랑 디자이너에게도 삶의 거센 파도는 찾아왔다. 약 5년 전 겪었던 투병 생활은 그에게 ‘극복’이나 ‘승리’보다는 ‘수용’과 ‘지속’의 가치를 일깨워주었다.
차 대표는 “특별히 거창한 도전이나 극복의 순간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채워나갔을 뿐”이라며 덤덤하게 소회를 밝혔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디자인 철학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화려한 결과물에만 집착하기보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모든 과정에 충실할 때 비로소 ‘진짜 브랜드’가 탄생한다는 믿음이다.
그는 현재 실무 현장을 지키는 동시에 TAVALON, TUNE MEDIA 등의 기업에서 디자인 고문으로 활동하며, 경영과 디자인이 결합된 고도의 비즈니스 전략을 자문하고 있다. 교육과 실무, 이론과 현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차재국 대표와 ASCENDER의 시선은 이제 더 먼 미래로 향해 있다. 그가 그리는 다음 단계는 전통적인 브랜딩 영역에 첨단 기술을 입히는 것이다. 특히 사인 제작과 디지털 사이니지 분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하여, 환경의 변화에 따라 브랜드가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소통하는 ‘지능형 브랜드 공간’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차 대표는 "ASCENDER를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브랜드가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 전반에서 살아 움직이도록 구현하는 모든 영역의 파트너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브랜드의 ‘본질’을 꿰뚫는 노련한 통찰력과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유연함. 차재국 대표가 이끄는 ASCENDER는 오늘도 브랜드라는 무형의 가치를 유형의 감동으로 바꾸기 위한 설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이들의 행보에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