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상장 ETF는 양도소득세 부담, 국내 ETF는 세후 수익률에서 차이
개별 종목 레버리지 투자가 제도적으로 제한된 국내 증시에서, 고수익을 노린 개인투자자 자금이 해외 상장 상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최근 반도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실제 성과를 놓고 보면, 세후 수익률 기준에서는 국내 ETF가 오히려 우위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CSOP 삼성전자 데일리 2배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 주가의 일간 변동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구조로,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투자를 해외에서 구현한 사례다.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온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수익률 경쟁의 관건은 세금이다. 해외 상장 ETF는 국내 거주 개인투자자에게 양도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산한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해당 ETF에 1억원을 투자해 세전 기준 75%의 수익을 실현했다고 가정할 경우, 평가이익 7,500만원 가운데 약 22%가 세금으로 반영돼 세후 수익은 약 5,900만원 수준에 그친다. 이에 따라 실제 세금 부담액은 약 1,600만원으로 추산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해외 투자 자금의 과도한 유출을 완화하고 국내 투자 유인을 높이기 위해 세제·제도 개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국회에서도 개인투자자 세제 합리화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 역시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투자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해온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이러한 정책적 문제의식과맞물려 세후 수익률 관점에서 국내 ETF의 경쟁력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반도체톱10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 대표 종목 10개로 구성된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단일 종목이 아닌 분산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현행 제도 내에서 설계된 레버리지 ETF라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가격 흐름을 보면 차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해당 ETF의 시장가격은 2025년 12월 19일 1만4200원에서 2026년 1월 16일 2만5160원으로 상승했다. 약 한 달 만에 77%에 가까운 상승률이다. 이를 기준으로 1억원을 투자했을 경우 평가이익은 약 7700만원 수준이다. 연간 총보수(약 0.4% 내외)를 감안하더라도, 같은 기간 투자자가 부담한 비용은 수십만 원 수준에 그친다.
국내 상장 주식형 ETF의 과세 방식은 매매차익 전액이 아닌 ‘과표기준가 증분’을 기준으로 한다. 해당 ETF의 매매차익과 분배금에 대해서는 각각 배당소득세 15.4%(지방소득세 포함)가 적용되며, 실제 과세 금액은 매매차익과 과표기준가 상승분 중 더 작은 금액(Min)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 ETF는 국내 주식과 장내파생상품 등 비과세 자산 비중이 높은 구조로 설계돼 있어, 시장가격이나 기준가격이 크게 상승하더라도 과세의 기준이 되는 과표기준가의 변동 폭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매매차익과 과표기준가 간 괴리가 발생하며, 결과적으로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해당 ETF에 1억원을 투자해 평가이익이 7000만원 발생하더라도, 같은 기간 과표기준가 상승분이 10만원에 그쳤다면 실제 과세 대상 금액은 10만원으로 제한된다. 이 경우 적용되는 배당소득세는 약 1만5000원 수준에 그친다.
결과적으로 같은 1억원을 투자했을 때 해외 레버리지 ETF에서는 1000만원 단위의 세금이 발생하는 반면, 국내 반도체 레버리지 ETF는 세후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 부담 구조를 보였다. 세전 수익률에서는 해외 상품이 앞섰지만, 세후 기준에서는 국내 ETF가 실질 성과에서 앞선 구조다.
물론 국내 레버리지 ETF가 개별 종목 레버리지 수요를 완전히 대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정 종목에 대한 고배율 투자는 여전히 제도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으며, 업종 전체를 묶은 분산 레버리지 상품은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이상적인 구조’가 아니라 실제로 손에 남는 수익이다.
이번 사례는 그 기준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규제로 인해 해외로 이동했던 레버리지 자금이, 세금과 비용을 감안한 뒤에는 오히려 국내 ETF에서 더 나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는 점이다. 높은 수익률을 앞세운 해외 상품보다,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반도체 레버리지 ETF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각된 이유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수익률 자체보다 과세 구조의 차이가 투자 성과를 가른 전형적인 사례”라는 평가가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해외 레버리지 ETF는 세전 수익률만 보면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투자자가 체감하는 성과는 세후 기준에서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단기간 고수익 구간에서는 세금이 수익률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단순한 수익률 비교만으로는 투자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사례에서 확인된다. 해외 상장 레버리지 ETF는 높은 세전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과세 구조로 인해 세후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반면 국내 반도체 레버리지 ETF는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 부담 구조를 바탕으로 실질 수익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제도와 세금 구조를 고려한 상품 선택이 투자 성과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CEO랭킹뉴스 강유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