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과 새해 초를 관통하는 강력한 한파가 전국을 뒤덮고 있다. 북서쪽에서 유입된 찬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당분간 예년보다 훨씬 낮은 기온 분포가 이어질 전망이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더 낮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을 시작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겠고, 내년 1월 1일과 2일에는 아침 기온이 전국적으로 영하 10도 안팎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경기 내륙과 강원 내륙·산지, 경북 북동 내륙과 산지를 중심으로 한파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영하 15도 내외의 강추위가 예상된다. 기상당국은 향후 기온 하강 폭에 따라 한파특보가 확대되거나 강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추위는 단순한 기온 하강에 그치지 않는다. 강한 바람이 동반되면서 체감온도를 크게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돼 야외 활동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급격한 기온 변화는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와 어린이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수 소식도 이어진다. 31일 오전까지 전라 서해안을 중심으로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고, 충남 남부와 제주 산지 일부 지역에서도 약한 눈 날림이 관측될 가능성이 있다. 이후 1일 밤부터 2일 사이에는 전라 서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비 또는 눈이 내릴 전망이다. 이 기간 전북 서해안과 남부 내륙, 전남 서해안 지역에는 비교적 많은 눈이 쌓일 가능성이 있다.
제주도의 경우 산지를 중심으로 적지 않은 적설이 예상된다. 중산간 지역과 해안에서도 눈이 내릴 수 있어 항공기 운항과 도로 교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울릉도와 독도 지역 역시 많은 눈과 함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여 해상 안전 관리가 중요해졌다. 눈이 내리거나 이미 눈이 쌓인 지역에서는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곳곳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낮 동안 녹았던 눈이 밤사이 다시 얼면서 미끄럼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감속 운전과 미끄럼 방지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기온 하강과 함께 대기도 점차 건조해지고 있다. 강원 동해안과 경북 동해안, 일부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건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 산불과 각종 화재 위험이 높아졌다. 작은 불씨도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야외 화기사용과 소각 행위는 삼가야 한다.
해상 여건도 좋지 않다. 동해와 남해, 제주도 해상을 중심으로 풍랑특보가 발효되거나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파도가 높게 일고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보여 항해나 조업 중인 선박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동해안을 중심으로는 너울성 파도가 유입돼 해안가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연말 해넘이와 새해 해돋이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해넘이와 해돋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전라 서해안과 제주도는 낮은 구름의 영향으로 관측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구름 사이로 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당국은 이번 한파 기간 동안 건강 관리와 시설물 점검, 교통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난방기 사용 시 화재 예방에 유의하고, 수도관과 보일러 동파 방지 조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 농작물과 가축, 양식장 관리 역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파는 피할 수 없지만 대비는 가능하다. 최신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각자의 생활 환경에 맞는 안전 조치를 점검하는 것이 이번 겨울을 안전하게 넘기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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