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 지폐는 더 이상 필요 없을 것이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이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금융시스템이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맞이하면서, 실제로 ‘현금 없는 사회’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최근 인터뷰에서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이 기존 화폐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발권 능력조차 기술이 대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각국 중앙은행들은 이미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개발에 뛰어들었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 유럽의 디지털 유로, 한국은행의 CBDC 실험이 그 대표적 사례다. 머스크의 예언이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진행 중인 현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디지털 화폐는 거래의 편리함을 가져오는 동시에, 모든 거래 기록이 데이터로 남는다는 점에서 ‘감시경제’의 우려를 낳는다. 익명성을 보장하던 현금이 사라지면, 개인의 소비 패턴과 재정 활동이 완전히 노출될 수 있다. 머스크 역시 “디지털 화폐는 효율적이지만, 자유를 대가로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발언을 ‘경제 주권의 이동’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한다. 과거에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통제했지만, 이제는 글로벌 테크기업이 결제와 금융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애플페이, 테슬라페이, 알리페이 등은 이미 국가 경계를 넘어선 ‘민간 화폐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는 전통 금융 구조가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AI 기술의 발전도 화폐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개인의 신용을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알고리즘은 거래를 중개한다. 인간의 판단보다 빠르고 정확한 ‘금융 알고리즘’이 화폐 흐름을 결정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머스크가 말한 “은행 없는 사회”의 서막으로 해석된다.
결국 3년 뒤 ‘화폐가 사라진다’는 말은 지폐가 사라진다는 뜻일 뿐 아니라, 화폐의 개념 자체가 완전히 변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물리적 돈이 아닌 데이터가, 중앙의 발권이 아닌 분산된 알고리즘이 경제의 근간을 이룰 것이다. 편리함과 통제, 기술과 자유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인류의 다음 과제가 되고 있다.
현금이 사라지는 사회는 더 효율적일지 모르지만, 동시에 더 투명하고 더 감시받는 사회일지도 모른다. 머스크의 경고는 단순한 미래 예언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경제 대전환의 신호다. 돈이 사라지는 시대, 진짜 부는 데이터를 읽을 줄 아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