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청소년정책을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성장 과정 설계’ 중심으로 재정립하고 있다. 정책 포럼과 상담·자립·참여 현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청소년 삶의 변화를 설명하는 정책 구조가 현장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서울시 청소년정책이 ‘얼마나 많은 활동을 제공했는가’에서 ‘청소년의 삶에 어떤 변화가 남았는가’를 묻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정책 기획과 현장 실행을 분리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성장과 회복의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12월 19일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2025년 서울시 청소년정책포럼’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립청소년활동진흥센터가 주관한 이번 포럼은 ‘활동을 넘어, 성장을 설계하다’를 주제로 서울시 청소년정책의 현주소와 향후 방향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포럼 1부에서는 서울시 청소년정책지표조사 결과가 공유됐다.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청소년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학업이나 진로 부담보다 ‘심리적 무기력’과 ‘정서적 어려움’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성취 중심 정책만으로는 청소년의 일상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참석자들은 청소년정책이 정서 회복과 일상 활력 지원을 핵심 축으로 삼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2부에서는 ‘서울형 청소년활동 커리큘럼’ 개발 성과가 소개됐다. 해당 커리큘럼은 청소년활동을 단발성 체험이 아닌 성장과 역량 축적의 과정으로 구조화한 설계 기준으로, 활동의 목표와 내용, 운영과 평가를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해 청소년의 변화를 기록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연구자와 현장 관계자들은 이 기준이 현장 전문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공통 언어’로 기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책 논의는 상담 현장에서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립청소년드림센터는 관내 청소년 상담실무자를 대상으로 ‘비폭력대화’ 역량강화교육을 실시했다. 판단이나 비난을 줄이고, 감정과 욕구를 존중의 방식으로 전달하는 소통 기법을 상담에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 해당 교육에서 상담자들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실습과 역할극을 진행하며 갈등 상황에서의 대응 역량을 점검했다.

자립 역량 강화 역시 서울시 청소년정책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립중랑청소년센터는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참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생활·관계·경제·정서 영역을 아우르는 자립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캠핑 체험, 협업 활동, 체험형 경제교육, 정서 관리 활동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이 일상 속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경험’을 쌓도록 설계됐다.

청소년 참여문화 확산도 현장에서 확인됐다. 가재울청소년센터는 지역 대학과 중·고등학교를 연계한 청소년동아리 지원사업을 통해 청소년 주도의 활동 기반을 확대했다. 동아리 활동은 공연, 교육봉사 등 지역사회와 연결된 실천으로 이어졌으며, 연말 결과보고회는 한 해의 성과를 공유하고 성장을 확인하는 장으로 운영됐다.
이들 사례는 각각 독립된 성과가 아니라 하나의 정책 흐름으로 연결돼 있다. 서울시 청소년정책은 청소년을 ‘지원 대상’이 아닌 ‘성장의 주체’로 설정하고 있으며, 정책과 현장이 같은 언어로 변화를 설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