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오르고 환율 안정됐는데 한국만 하락... '디커플링' 심화 개미들, 하루 만에 7천억 팔아치워... "세금 피하고 미국 주식 가자" 환율 급락에 삼성전자 등 수출주 '울상'... "실적 깎일라" 우려

사진 : 24일 주식매매 현황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었다. 24일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의 상승 훈풍과 원/달러 환율 급락(원화 가치 상승)이라는 호재를 맞이하고도 하락 마감하며 '빈손'으로 장을 마쳤다.
통상적으로 환율이 떨어지면 외국인 투자금이 들어와 주가가 오르는 것이 공식이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21% 내린 4,108.62를 기록하며 뒷걸음질 쳤다. "호재가 호재로 작동하지 않는" 한국 증시의 기현상, 그 이유를 3가지로 쉽게 풀어봤다.
1. 개미들의 대탈출... "지금 팔고 미국 간다"
이날 지수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개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세였다. 개인들은 24일 하루에만 코스피에서 7,00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두 가지 이유가 겹쳤다. 첫째는 ‘세금 회피’다. 연말이 되면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주식을 파는 물량이 쏟아지는데, 이날이 그 정점이었다. 둘째는 ‘미국 주식 갈아타기’ 수요다. 환율이 1,480원에서 1,440원대로 하루 만에 싸지자, "지금이 달러를 사서 미국 주식(나스닥 등)으로 떠날 기회"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정리한 것이다.
2. 너무 빠른 환율 하락... 약일까 독일까?
외환 당국이 "강력하게 개입하겠다"고 경고하자 환율이 하루 만에 30원 넘게 폭락했다. 문제는 ‘속도’였다.
환율이 천천히 내려가면 시장이 안정되지만, 롤러코스터처럼 급락하면 시장은 혼란에 빠진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시장은 불안하다"고 느껴 적극적인 매수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오히려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3. 삼성전자의 고민... "달러 떨어지면 버는 돈 줄어든다"
한국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0.36%)와 현대차 등 수출 기업들의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수출 기업들은 물건을 팔고 달러를 받는다. 환율이 1,500원일 때는 1달러를 벌면 1,500원이 생기지만, 1,440원이 되면 앉아서 60원을 손해 보는 셈이다. 4분기 실적 발표를 코앞에 두고 환율이 뚝 떨어지자,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주가를 짓눌렀다.
전망: 진짜 산타는 1월에 올까?
증권가에서는 올해 남은 기간(폐장일까지) 동안 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큰손들이 장부를 마감하는 시기인 데다, 환율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무리하게 투자하기보다 1월을 기다려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연말 매물이 다 소화되고,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내년 1월 초(1월 효과)가 되어야 다시 상승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