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크리스마스는 눈 내리는 풍경 대신 매서운 추위가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성탄절을 전후로 전국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며 올겨울 들어 가장 강한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눈 소식은 제한적인 반면, 체감온도는 한겨울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여 각별한 대비가 요구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눈이 내릴 가능성은 낮다. 24일에는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지만, 기온이 비교적 높은 상태에서 강수가 시작돼 눈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강원 산간 등 일부 고지대에서는 23일부터 24일 밤 사이 국지적으로 눈이 내릴 수 있다.
한국에서 이른바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기후 통계상 드문 현상이다. 서울 기준으로 크리스마스 당일 눈이 관측된 사례는 1991년 이후 30여 년 동안 10여 차례에 불과하다. 겨울철 한반도는 대체로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 성탄절 무렵에는 강수보다 한파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잦다.

이번 연말 역시 이러한 기압 배치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성탄절 이후 본격화되는 기온 하강이다. 서울의 경우 24일부터 낮 최고기온과 밤 최저기온이 모두 영하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낮 최고기온은 24일 6도 안팎에서 25일 –1도 수준으로 급락하고, 26일에는 –4도 안팎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됐다. 같은 기간 밤 최저기온은 25일 –3도, 26일에는 –12도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온 변화 폭이 큰 만큼 생활 속 위험도 커질 수 있다. 기상청은 24일 내린 비가 기온 하강과 맞물리면서 도로 결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낮 동안 녹았던 수분이 밤사이 얼어붙으며 이른바 블랙아이스가 형성될 수 있어, 출퇴근길과 성탄절 이후 이동이 많은 시기에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건 당국도 한랭질환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올겨울 첫 한랭질환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며, 노약자와 만성질환자는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고 충분한 보온에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새벽과 야간 시간대에는 체감온도가 실제 기온보다 더 낮아질 수 있어 방한복 착용과 실내 난방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말과 연초를 전후해 기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최신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개인별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눈 없는 크리스마스가 될 가능성은 크지만, 체감온도와 생활 불편은 예년보다 더 클 수 있는 만큼 ‘추위 대비 크리스마스’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번 성탄절은 눈보다 한파가 변수로 떠올랐다. 강수 이후 급격한 기온 하강이 예상되는 만큼 교통안전과 건강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낭만은 부족할 수 있지만, 정확한 정보와 대비만 갖춘다면 한파로 인한 피해는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의 핵심 키워드는 ‘눈’이 아니라 ‘추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