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중구 대흥동 향수 공방 ‘디아나향기교습소’ 오수빈 대표 |
대전 중구 대흥동, 잔잔한 음악과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진 공방. 문을 여는 순간 은은한 향이 퍼지고, 작은 유리병들이 반짝인다. 이곳이 바로 오수빈 대표가 운영하는 향기 공방 ‘디아나향기교습소’다.
“원래는 유성구 원신흥동에서 ‘디아나 향기교습소’로 7년간 운영했어요. 그동안 수많은 수강생을 만났고, 취미로 시작했다가 창업까지 이어지는 분들도 많았죠. 올해 10월, 새로운 도전의 마음으로 대흥동으로 이전하게 되었어요.”
![]() ▲ 사진 = 원신흥동 디아나 향기교습소 |
현재 공방에서는 캔들, 석고 방향제, 레진, 향수까지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와 자격증반이 운영되고 있다. 이전 매장에서는 오직 교육만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직접 제작한 향기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형 공간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판매는 물론, 체험 클래스와 전시도 함께 운영하고 싶어요. 이곳이 대흥동의 향기 명소로 자리 잡길 바라고 있습니다.”
오 대표는 기업이나 학교로 출강도 활발히 진행한다. 특히 ‘MBTI 향수 클래스’가 인기다. “각 성향별로 어울리는 향을 베이스로 하고, 참여자가 직접 자신의 취향에 맞게 렌딩해요.
향기를 통해 나를 이해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이죠.”
▲ 사진 = 디아나향기교습소 |
오 대표는 대전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을 누비며 향기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 출강 전문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학교는 주로 ‘직업 특강 체험’이나 ‘힐링 프로그램’ 형태로, 기업에서는 워크숍 및 사내 힐링 클래스 프로그램으로 많이 불러주세요.”
그녀는 웃으며 덧붙였다. “어떻게 그렇게 출강이 많냐고들 물어보시는데, 한 번 강의를 나가면 재연락이 꼭 옵니다. 담당자분이 만족해하시고 다른 기관에 소개도 많이 해주세요.” 최근에는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 출강을 다녀왔다. “교사 부부셨던 것 같아요. 수업이 끝나고 남편분 학교에도 추천해 주시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믿고 맡겨주셨는데 만족을 드린 것 같아서 저도 정말 기뻤어요.”
또한 오 대표는 단순히 자신만 출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저희 졸업생들에게도 출강 참여의 기회를 드려요. 자신이 배운 기술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특권이죠. 졸업 후에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
▲ 사진 = 디아나향기교습소 |
오 대표가 향기 공예를 처음 만난 건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수행평가 과제로 ‘캔들 만들기’를 했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밤을 새워 과제를 했죠. 단순히 숙제가 아니라 너무 재미있어서요.”
그 경험은 훗날 그녀의 진로를 바꾸게 됐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열정이 제 적성의 신호였던 것 같아요.”
성인이 된 뒤 다시 DIY로 캔들을 만들며 설렘을 느꼈고, 점점 재료가 늘어나 집이 공방처럼 변했다. “그때 ‘이럴 거면 제대로 해보자’고 결심했죠.”
그렇게 ‘디아나 향기교습소’가 탄생했다.
![]() ▲ 사진 = 디아나향기교습소 |
디아나향기교습소에는 다양한 수강생이 온다. 그중 오 대표의 기억에 가장 남는 사람은 아이를 낳고 경력 단절로 힘들어하던 한 여성이다. “면접에서 ‘그동안 뭐 했냐’는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셨던 분이었어요. 하지만 이곳에서 자격증을 따고, 지금은 작은 클래스까지 운영하고 계세요.”
그녀는 말한다. “수강생들이 단순히 기술만 배우는 게 아니라 삶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걸 보면 저도 가슴이 뜨거워져요. ‘내가 이 일을 허투루 하면 안 되겠구나’ 항상 그런 사명감을 느낍니다.”
디아나스튜디오의 가장 큰 특징은 졸업 후에도 이어지는 관계다. “수업이 끝나도 ‘디벨롭 데이(Develop Day)’라는 졸업생 전용 피드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새로운 트렌드나 레시피를 무료로 공유하고, 오프라인 참석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영상으로도 제공합니다.”
![]() ▲ 사진 = 디아나향기교습소 |
비대면이 많았던 코로나 시기에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강의를 이어갔다. “화면 너머로도 향기와 따뜻함이 전해지도록 하루 종일 촬영하고 편집했어요. 수강생들이 ‘선생님 영상 보면서 다시 힘내요’라는 말을 해줄 때 그게 가장 큰 보람이죠.”
또 창업을 희망하는 수강생들에게는 사업자 등록, 제품 패키징, 온라인 판매까지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저도 처음엔 그런 걸 누구에게 물어보기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제 제자들은 언제든 편하게 연락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 덕분에 지금은 언니·동생처럼 지내는 졸업생들도 많아요.”
![]() ▲ 사진 = 디아나향기교습소 |
“향기로 기억되는 브랜드, 디아나”
이제 오 대표는 단순한 클래스 운영을 넘어 브랜드로서의 ‘디아나’를 키워가고 있다. “대흥동만의 향, ‘대흥동 117향’을 만들어 룸스프레이로 출시할 예정이에요. 누군가 집에 들어왔을 때 ‘이 향, 디아나 같다’ 그런 기억이 남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 ▲ 사진 = 디아나향기교습소 |
또한 향수 제작뿐 아니라 대전의 관광지와 연계한 향기 상품도 구상 중이다.
“성심당 거리나 한화이글스 구장 근처의 지역 향기를 담아 ‘대전의 향’을 만들고 싶어요.”
![]() ▲ 사진 = 디아나향기교습소 |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오수빈 대표는 잠시 미소를 지었다. “언젠가 백화점 1층에 제 향수를 진열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 모교에서 강의를 해보고 싶어요. ‘이런 길도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거든요.”
마지막으로 오 대표는 후배 창업자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그런 걸 해서 뭐 해?’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 사진 = 디아나향기교습소 |
그녀는 덧붙였다.
“오늘의 작은 행동이 내일의 나를 만듭니다. 도전이 거창할 필요는 없어요. 작은 취미라도 꾸준히 이어가면 그게 인생의 방향이 될 수 있습니다.”
‘디아나향기교습소’의 공간은 향기보다 더 따뜻했다. 그곳엔 향을 배우러 온 사람들이 있었지만,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수빈 대표의 말처럼 — “향기는 사라지지만, 그 향으로 남는 기억은 오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