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지난 12월 16일 대치4동복합문화센터(대치4동주민센터)에서 청소년·청년과 부모를 대상으로 약물 중독 예방을 위한 토크 콘서트 ‘말할 수 있는 비밀’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약물 중독을 개인의 일탈이나 범죄 문제로만 바라보는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예방과 회복에 나서야 할 구조적 문제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청소년과 청년, 학부모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토크 콘서트에는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수 범키(약물 중독 회복자), 은구재단 남경필 대표(중독자 가족)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김혜민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아 다양한 관점의 대화를 이끌었다.
천영훈 원장은 회복 현장에서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중독 당사자를 낙인찍거나 타자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약을 한 사실을 두둔할 수는 없지만, 인생의 출발선에서 감옥에 갈 미래를 꿈꾸는 사람은 없다”며 중독은 개인의 의지보다 환경과 조건이 크게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복을 위해서는 당사자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사회적 관계망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가수 범키는 회복자의 입장에서 약물 문제를 겪는 이들에 대한 사회의 시선을 돌아보며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으로 단죄해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은 분명히 져야 하지만,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삶과 취약성을 함께 이해해야 한다며 약물 중독 문제를 사회적 과제로 인식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경필 대표는 약물 중독을 ‘전염병’에 비유하며 예방과 치료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마약 중독은 범죄이면서 동시에 감염된 상태”라며 치료와 회복을 통해 확산을 막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치료 공동체와 회복 시설에 대한 사회적 수용 없이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국가와 지역사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행사 말미에 김혜민 아나운서는 “인간은 중독 앞에서는 연약하지만,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라며 “개인은 약할 수 있지만 함께할 때 변화는 가능하다”고 전해 현장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번 토크 콘서트는 처벌 중심의 대응을 넘어 이해와 치료, 관계 회복을 통한 예방 중심의 사회적 대응 필요성을 공유하며 청소년·청년들에게 약물 중독에 대한 경각심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기환 강남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장은 “이번 행사는 약물 문제를 일방적으로 훈계하는 자리가 아니라, 누구나 안전하게 고민을 꺼내놓을 수 있는 ‘말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며 “전문가와 회복자, 가족의 경험이 지역 청소년과 청년, 그리고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