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욕의 시대, 정의를 잃은 땅
“침상에서 악을 꾀하며, 아침이 밝으면 그것을 행하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미 2:1).
미가의 탄식은 그 시대의 권력자들을 향한 고발이었다. 잠자리에서도 악을 계획하고, 아침이 되면 행동으로 옮기는 자들. 그들의 손에는 권력이 있었고, 그 권력은 곧 불의의 도구가 되었다.
그들은 약자의 밭을 빼앗고, 힘없는 자의 집을 탐하였다.
이 모습은 2,700여 년이 지난 오늘의 세상에서도 낯설지 않다. 부와 권력을 위해 법과 양심을 조작하는 현실, 탐욕이 정의를 삼키는 구조가 여전히 존재한다.
미가는 말한다. “그들이 남의 밭을 탐하여 빼앗고 집을 억압하니 화 있을진저.” 하나님은 그들의 탐욕을 보시고 ‘재앙’을 예비하신다고 경고했다.
탐욕은 결국 자기 자신을 삼키는 불꽃이 된다.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은 미가의 경고를 거부했다. 그들은 “너는 예언하지 말라, 이런 일은 우리에게 닥치지 않을 것이다”(미 2:6)라고 외쳤다.
백성은 달콤한 말, 듣기 좋은 예언만을 원했다.
“포도주와 독주에 관하여 예언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바로 이 백성의 선지자가 될 것이다”(미 2:11)는 구절은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의 ‘대중영합적 신앙’을 떠올리게 한다.
하나님은 경고보다 위로를 원하고, 회개보다 축복을 더 구하는 신앙의 왜곡을 미가를 통해 꾸짖었다.
거짓 예언은 단지 성경의 시대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의 교회 안에서도, 사회의 리더십 안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진리보다 인기를, 정의보다 이익을’ 택하는 이들에게 미가는 묻는다. “너희가 진리를 버리고도 평안을 구할 수 있겠느냐?”
미가서 2장은 단지 죄의 고발로 끝나지 않는다. 하나님은 억눌린 자들의 신음을 들으신다.
그분의 응답은 단순한 심판이 아니라, ‘정의의 회복’이었다.
하나님은 악한 자들의 탐욕으로 무너진 질서를 새롭게 하신다.
“너희가 내 백성을 몰아내어 그들의 평안을 빼앗았으니, 내가 너희를 다시 몰아내리라”(미 2:9)는 말씀은 역설적 위로다.
불의는 오래 가지 못한다. 억압은 결국 스스로 무너진다.
하나님의 심판은 파괴가 아니라 정화의 과정이며, 고통을 통과한 자들에게 새날을 여는 예비된 회복의 문이다.
미가서의 마지막 구절(12~13절)은 어둠 속의 빛처럼 반짝인다.
“야곱의 남은 자를 모으고, 그들을 초장의 양 떼처럼 한데 모으리라.”
하나님은 버리지 않으신다.
죄와 불의로 물든 세상 속에서도 ‘남은 자’, 곧 믿음과 정의를 지키는 자들을 통해 새 역사를 쓰신다.
그들은 단순히 살아남은 자가 아니라, ‘회복의 씨앗’이다.
오늘날 교회와 사회가 이 말씀을 붙잡아야 한다.
탐욕과 불의로 가득한 시대일수록, 하나님은 여전히 남은 자를 모으시고, 그들로 하여금 다시 ‘공의의 울타리’를 세우게 하신다.
미가의 예언은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지금도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부르심으로 살아 있다.
미가 2장은 인간의 탐욕이 낳은 사회적 붕괴와, 그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회복 계획을 보여준다.
오늘의 세상 역시 ‘탐욕의 시대’라 불릴 만큼 정의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전히 남은 자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하신다.
신앙은 단지 믿는 것이 아니라,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탐욕의 시대에 미가의 음성은 오늘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은 불의한 자를 심판하시며, 정의를 사랑하는 자를 일으키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