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전 서구 관저동 '포커스영어교습소' 김소현 원장 |
대전 서구 관저동에 자리한 ‘포커스영어교습소’.
이곳은 일반 영어 학원과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한 반에 단 2~3명의 학생만 앉아 있고, 아이들은 음료를 마시며 영어 문장을 읽는다. “학원 같지 않은 학원”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김소현 원장은 원래 영어 전문 프리랜서 강사였다. 성인 대상 수업과 공무원 회화 지도를 하던 중 “아이들이 오히려 더 큰 영어 고민을 안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김 원장은 미국에서 근무하다 2020년 코로나로 귀국했다. “그때 공무원 영어 수업을 부탁받았는데 반응이 좋아서 한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이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가족 곁에서 지내고 싶은 마음이 커져 완전히 귀국했다.
“조카가 태어나면서 ‘이제는 한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녀는 “아이들이 영어를 힘들어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고 싶었다”며 교습소를 열게 된 계기를 말했다.
![]() ▲ 김소현 원장 미국 근무 시절 |
“아이들이 막히는 지점을 정확히 짚는 게 제 역할이에요.”
김 원장은 교습소의 이름처럼 ‘포커스’를 교육 철학으로 삼는다. “아이마다 막히는 지점이 다르죠. 그걸 정확히 찾아야 해요.” 한 반에 많아야 3명만 두고, 대화하듯 가깝게 수업한다.
“일반 학원은 한 반에 20명씩 있어서 질문을 못 하고 모르는 걸 그냥 넘기기 쉬워요. 저는 그게 싫었어요. 그래서 소규모로 시작했죠.”
수업은 자연스럽고 자유롭다. “과자도 먹고 음료도 마시면서, 편하게 배우게 하고 싶었어요. 아이들이 영어를 부담 없이 느끼는 게 첫걸음이에요.”
▲ 사진 = 포커스영어교습소 |
귀국 후 김 원장은 한국식 영어 문법을 다시 배웠다. “한자어가 많고 설명이 어려워서
아이들이 문법을 싫어하는 이유를 알게 됐죠. 그래서 쉽게, 생활 속 언어로 설명하려 했어요.”
하지만 문법의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한다. “시험 영어와 실용 영어가 따로 갈 필요는 없어요. 언어의 구조를 알아야 자유롭게 쓸 수 있거든요.”
그녀는 아이들이 문법과 회화를 따로 배우는 현실을 지적했다.
“‘I am hungry’는 말할 수 있지만 ‘I don’t study’는 못 만드는 아이들이 많아요. 문법을 이해해야 읽기, 말하기가 함께 성장합니다.”
김소현 원장은 “가르치면서 매일 배운다”고 말한다. “행정적인 것도 처음이고, 아이마다 다 다르죠. 어제 통하던 방법이 오늘은 안 통하기도 해요. 그래서 늘 공부하고 고민해요.”
▲ 사진 = 포커스영어교습소 |
그녀가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프리랜서 시절 처음 만난 중학생이다. “그 친구가 지금은 고3이 됐어요. 저를 믿고 다시 찾아와 수업을 이어가고 있죠. 그 아이 덕분에 책임감이 생겼고, 이 일을 평생 해도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김 원장은 아이들과의 관계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들이 저를 편하게 생각해요. 공부뿐 아니라 고민, 진로, 친구 얘기도 털어놓죠. 그게 신뢰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 믿음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아이들에게 선생님이자 이모 같은 존재이고 싶어요.”
▲ 사진 = 포커스영어교습소 |
“시험 영어도, 회화 영어도 결국 하나의 언어예요.”
그녀는 한국 영어교육의 현실을 현실적으로 바라본다.
“한국에서 사는 이상 시험 영어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어요. 하지만 ‘시험만을 위한 영어’로는 아무것도 남지 않죠. 그래서 이해 중심, 실용 중심으로 함께 가르치려 해요. 결국 영어는 공식이 아니라 ‘언어’예요. 문법과 회화가 연결될 때 비로소 영어가 살아납니다.”
김 원장의 향후 목표는 단순한 학원 운영을 넘어선다.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언젠가는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돈을 생각하지 않고 영어를 가르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선생님이 되는 게 제 꿈이에요.”
김 원장은 학부모들에게 조심스레 조언한다.
“아이를 학원에 맡겼다면 어떤 교재로, 어떤 과정을 배우는지 꼭 알고 계셨으면 해요. 몇 년을 다녀도 아이가 뭘 배우는지 모르고 지나가면 결국 아이도 방향을 잃게 되거든요.”
‘포커스영어교습소’는 아이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주는 공간이었다. 김소현 원장은 아이 한 명 한 명의 마음에 집중하며 편안함 속에서도 영어의 본질을 깨닫게 한다.
그녀의 말처럼 — “영어는 시험이 아니라 언어, 아이의 가능성에 포커스를 맞추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