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가 추진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이 참여자의 정신적·정서적 회복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뇌파 측정과 설문조사를 병행한 결과, 프로그램 참여자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자아존중감과 회복탄력성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정신건강 고위험군, 노인, 스트레스 고위험 성인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참여 전후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이번 분석은 단순 만족도 조사를 넘어 뇌파 분석을 포함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효과를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효과 분석은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됐다. 식량작물, 원예작물, 정서곤충 등 자원 유형별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최소 8회기 이상 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사전·사후 비교 방식으로 변화를 측정했다.
프로그램 내용은 농업 자원의 특성을 살린 체험 중심으로 구성됐다. 식량작물 분야에서는 콩, 보리, 감자 등을 활용한 텃밭 정원 가꾸기 활동이 진행됐고, 정서곤충 분야에서는 귀뚜라미와 호랑나비를 돌보는 체험이 포함됐다. 원예작물 프로그램은 자연환경을 활용한 농촌 체험과 원예 활동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분석 결과, 식량작물 프로그램에 참여한 정신건강 고위험군의 스트레스 지수는 평균 32.12% 감소했다. 동시에 자아존중감은 24.91%, 회복탄력성은 9.5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작물 재배 과정이 심리적 안정과 자기 효능감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정서곤충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 집단에서는 변화 폭이 더욱 컸다. 우울감 지표가 58.33% 줄어들었으며, 심장 건강과 관련된 생리적 지표도 7.02% 개선됐다. 생명체를 돌보는 과정에서 정서적 교감이 형성되고, 일상 리듬이 안정화된 점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원예작물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트레스 고위험 성인의 경우 지각된 스트레스 수준이 14.21% 감소했다. 뇌파 분석 결과에서도 두뇌 활동 과부하 지표가 11.97% 줄어든 것으로 확인돼, 인지적 긴장 완화 효과가 동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2025 치유농업 전문프로그램 실천 매뉴얼’을 발간했다. 매뉴얼에는 대상자 특성에 따라 식량작물, 정서곤충, 원예작물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과 회기별 활동 구성, 치유 중재 요소, 운영 시 유의사항 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특히 프로그램별 뇌파 분석과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된 효과 검증 결과를 함께 수록해,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설계하거나 운영하는 실무자들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발간된 매뉴얼은 도내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치유농업 관련 기관에 배포될 예정이며, 경기도농업기술원 공식 누리집을 통해서도 공개된다.
성제훈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이번 매뉴얼은 자원 특성과 효과 분석 결과를 반영한 실천 중심 자료”라며 “경기도 여건에 맞는 치유농업 모델을 확산하기 위해 프로그램 고도화와 과학적 검증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치유농업은 농업과 농촌 자원을 활용해 신체적·정서적 회복을 돕는 활동으로, 최근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안적 농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치유농업은 감성적 체험을 넘어 데이터로 효과가 확인된 회복 지원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경기도 사례는 향후 지역 맞춤형 치유농업 확산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