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립 청소년기관들이 2025년 말 지역 여건에 맞춘 청소년 지원 성과를 잇달아 공개했다. 청소년 전용공간 조성, 인문 체험 프로그램 운영, 권역 통합지원망 구축, 발달장애 청소년 특화 방과후 운영 성과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현장에 적용됐다.
서울의 청소년 정책은 같은 형태로 일괄 적용되기보다, 기관별 역할과 지역 수요에 따라 ‘다른 해법’으로 구현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2025년 12월 중 시립수서청소년센터, 시립보라매청소년센터, 동북권 청소년종합지원센터(동북권 유스허브센터), 시립문래청소년센터가 발표한 내용은 ‘공간’, ‘학습 경험’, ‘지원 체계’, ‘특화 운영’이라는 네 축에서 성과가 축적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먼저 시립수서청소년센터는 12월 13일 청소년 전용 복합공간 ‘온라운지(ON Lounge)’를 센터 내에 조성하고 개관식을 개최했다. 센터는 온라운지를 ‘온기’와 ‘켜다(ON)’, 라운지의 휴식성을 결합한 공간으로 소개하며, 청소년이 목적 활동이 없어도 머물 수 있도록 개방형 구조로 설계했다고 밝혔으며, 이용 대상은 만 9세부터 18세까지로, 청소년증을 소지한 청소년에 한해 출입이 가능하도록 운영 기준을 마련했다.
온라운지에는 독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책 공간도 함께 들어섰는데, 센터는 신한카드 아름인도서관 사업 후원이 더해지며 청소년이 공간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보완됐다고 설명했다. 개관식에는 김정율 관장을 비롯해 더나은세상 이영구 이사장, 신한카드 김종혁 브랜드전략본부장 등이 참석해 민관 협력의 취지를 공유했다. 김정율 관장은 “온라운지는 청소년이 스스로 머물며 관계를 만들고 성장하는 공간”이라고 말하며, “서울시 청소년 정책 방향에 맞춘 운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 ‘문득, 인문학’을 통해 교육 경험의 간극을 줄이는 시도를 이어간 시립보라매청소년센터는 한국예술위원회가 주관한 청소년 인문 프로그램 공모사업 ‘인문ON: 생각을 켜다’에 선정돼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8회기 과정이 2차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과정에는 일반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이 함께 참여해 서로의 경험과 시선을 나눴다는 점이 특징으로 제시됐다.
프로그램은 ‘정답 찾기’보다 ‘질문하기’에 초점을 맞췄으며, 참여 청소년은 매 회기 주제에 맞춰 글, 그림, 만화 등으로 생각을 표현하고 또래 토론을 통해 관점을 교환했다. 마지막 회기에는 결과물을 선보이는 인문 전시회가 열렸고, 청소년이 관람객에게 작품을 소개하는 ‘도슨트’ 역할도 맡았다. 한 학교 밖 청소년은 “학교를 다니지 않지만 여기서는 제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전하며, “전시회에서 제 작품을 설명하면서 제 이야기도 소중하다는 걸 처음 느꼈다”라고 말했다. 센터는 미술관·박물관·궁궐 등을 찾는 연계 프로그램 ‘ON-trip: 서울탐방’도 진행해 인문 경험을 생활 공간으로 확장했다고 밝혔다.
권역 단위에서는 ‘연결 방식’이 달라졌다. 동북권 유스허브센터는 활동과 상담을 결합한 청소년종합지원 모델을 구축해 성과보고회와 성과공유회에서 운영 결과를 공유했다. 센터는 동북권역 6개 자치구를 기반으로 32개 기관이 연합해 ‘활동+상담+복지’ 원스톱 지원망을 운영했다고 밝혔는데, 동북권 자체 성과보고회는 12월 10일 시립중랑청소년센터에서 열렸고, 서울시 성과공유회는 12월 12일 서울 YWCA 대강당에서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동북권 유스허브센터는 네트워크를 성장지원과 정서지원으로 구분해 운영하며, 상담에서 활동으로 이어지거나 활동 중 포착된 위기 신호가 즉시 상담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학업 중단과 무기력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에게 학습 멘토링을 연계하고, 자기 부정과 식사 거부 등 문제가 있는 사례에는 상담 지원과 함께 봉사·재능기부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통합 지원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2026년에는 병원, 대학교, 민간 기업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 사각지대 해소에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특화 운영의 성과는 반복 수상으로 확인됐다. 시립문래청소년센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희애뜰’은 2025년 청소년활동진흥사업 통합 성과공유회에서 성평등가족부 장관상 대상과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상 등을 포함해 총 4개 부문 수상했으며, 센터는 사업종합평가 최우수기관, 우수사례, 활동수기 등 여러 부문에서 대상 및 최우수상에 선정되며 3년 연속 대상 수상 성과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특히 장관상 수상 활동수기에는 참여 청소년이 ‘버스 기사’라는 꿈과 방과후 과정에서의 일상을 담아냈고, 발달장애 청소년이 경험한 변화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미란 관장은 “발달장애 청소년의 안전한 성장 환경 조성을 위해 기관 운영 전반을 더욱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각 기관의 성과는 같은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청소년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생각을 표현하는 배움의 장을 만들며, 위기 상황에서 끊기지 않는 지원 경로를 구축하고, 특화 운영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방향은 공통으로 확인된다. 서울의 청소년 현장은 ‘획일’이 아니라 ‘지역별 구현’의 방식으로, 청소년이 체감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