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비큐가 음식을 넘어 문화자원이 되기까지 그들이 바비큐를 즐기는 방법 -
미국 바비큐는 단순한 요리를 넘어 문화자원으로 개인은 물론 지역사회의 라이프 스타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비큐라는 것이 단순한 조리법을 넘어 미국의 지역 정체성과 역사를 담고 있는 중요한 문화현상이 되었다.

조셉 비지(Joseph Veazey)가 제작한 "BARBECUE AMERICAN REGIONAL STYLES"이라는 지도에 보면 이 복잡하고 방대한 미국의 바비큐 지형을 시각적으로 압축해 보여준다. 이 지도를 통해 우리는 겉으로는 하나처럼 보이는 '미국 바비큐'가 사실은 각 주와 도시의 독특한 재료, 소스, 그리고 조리 방식에 의해 철저하게 분리되고 발전해 온 수많은 독립적인 미식세계의 집합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 등 주재료의 차이부터, 신맛 나는 식초 베이스 소스부터 달콤한 토마토 베이스 소스에 이르기까지, 바비큐의 모든 요소는 그 지역의 역사를 반영하며 자율적인 문화적 표현의 자유를 상징하게 되었다.
지역별로 바비큐 스타일의 다채로운 풍경 (The Geography of Flavor)을 들여다 보면 미국 바비큐 문화는 중서부, 남동부, 그리고 서부 해안에 이르기까지 극명하게 다른 스타일로 발전해 왔으며, 지도는 이 차이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남동부는 돼지고기와 소스의 전쟁터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바비큐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남동부는 돼지고기를 중심으로 스타일이 분화된다.
노스캐롤라이나 (North Carolina)는 동부 스타일(Eastern NC)과 렉싱턴 / 서부 스타일(Lexington / Western NC)로 양분된다. 동부스타일은 돼지고기의 모든 부위를 사용하며, 소스는 식초와 고춧가루를 주성분으로 하여 신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렉싱턴 스타일은 돼지고기 어깨 부위(pork shoulder)를 주로 사용하며, 소스에 토마토를 첨가하여 동부 스타일보다 단맛이 난다.
사우스캐롤라이나 (South Carolina) 지역에서는 머스타드 소스가 베이스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독일계 이민자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네시 (Tennessee) & 멤피스 (Memphis)를 살펴보면 테네시는 돼지갈비(ribs)로 유명하며, 특히 멤피스는 '드라이 럽(Dry Rub)'방식과 소스를 사용하는 '웻 립(Wet Ribs)' 방식이 공존하는 곳이다.
중서부 및 중앙아메리카는 소고기와 복합 소스의 조화다 특징이고 중앙 아메리카 지역은 다양한 고기와 소스의 절충점을 잘 보여준다.
캔자스 시티 (Kansas City)는 바비큐의 '용광로'라고 불리면서 캔자스 시티 스타일은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사용한다. 달콤하고 걸쭉하며 두꺼운 토마토 소스가 베이스이며 상징적이다. 이 지역은 '번앤즈(Burnt Ends)'라는 소고기 바비큐로도 유명하다.
세인트루이스 (St. Louis) 지역은 돼지갈비를 직사각형으로 손질한 '세인트루이스 스타일 립'과 달콤한 소스를 특징으로 한다.
시카고 (Chicago)는 역시 자신만의 독특한 갈비 스타일을 보유하고 있고 아쿠아리움 스모커(Aquarium smoker)라는 그릴이 바비큐 테크놀리지의 최고로 평가 받는다.
켄터키 (Kentucky)의 서부 지역은 미국 내에서 매우 독특하게 양고기(mutton) 바비큐를 주력으로 하는 지역이다.
텍사스와 서부 해안은 소고기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했다.
텍사스 (Texas)는 주를 이루는 거대한 지역적 차이에 따라 네 가지 주요 스타일로 나뉘지만, 전반적으로 소고기(특히 브리스킷, brisket)의 사용이 압도적이며, 럽(rub)과 연기(smoke)에 의존하고 소스를 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미국의 경쟁바비큐(Competition Barbecue)에서 바비큐는 그리 비중은 없지만 소목장이 많다보니 바비큐는 카우보이들 사이에서 항상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산타 마리아 (Santa Maria, California)는 캘리포니아에 있으며 산타 마리아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그것은 트라이 팁(tri-tip)을 주 재료로 사용하며 직화(live oak wood over open pit)로 구워내는 것이 특징이다.
하와이 (Hawaii)는 칼루아 피그(Kalua Pig)와 같이 폴리네시아의 전통적인 땅속 오븐 방식의 IMU와 결합된 바비큐 문화를 보여주며, 미국의 바비큐 지평을 넓히고 있다. 이 방식은 남태평양 폴리네시아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명칭에는 소소한 차이가 있다.
바비큐의 역사적 흐름과 계승 (Historical Roots and Legacy) 부분을 살펴보면 지도의 하단에 제시된 연대표는 바비큐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오랜 역사를 가진 미국의 사회적 이벤트였음을 보여준다. 이 연표에는 바비큐의 초기 등장 시점부터 20세기 중반 이후 상업화 및 전문 바비큐 식당의 성장 시기까지 주요 역사적 이정표가 기록되어 있다.
또한, 지도 중앙 하단에는 "KINGS & QUEENS BBQ" 섹션이 존재하며, 이는 바비큐 스타일을 정립하고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유산을 강조한다. 이러한 인물들의 존재는 바비큐 문화가 대를 이어 계승되고 있으며, 개인의 역량과 창의성이 지역 스타일을 만들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 이들은 각 지역 바비큐의 정체성을 수호하고 발전시킨 현재 미국 바비큐 문화의 주역들이다.
바비큐 문화와 미국의 문화적 자유 (Barbecue Culture and American Cultural Freedom) 측면으로 바라보면 바비큐는 미국 내 지역주의(regionalism)의 강력한 표현 수단이며, 바로 이 점이 미국의 문화적 자유를 상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지도가 보여주는 극단적인 지역적 다양성은 다음과 같은 문화적 자유의 측면을 드러낸다.
자율적인 정체성 확립과 그것을 고수하는 부분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바비큐는 각 지역이 '우리는 누구인가'를 요리를 통해 선언하는 방법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동부가 식초 베이스의 신맛을 고수하고, 텍사스가 소고기와 단순한 럽을 신성시하며, 캔자스 시티가 토마토 베이스의 달콤함을 주장하는 것은, 그들이 중앙 집중적인 '미국 표준(American Standard)'에 굴복하지 않고 수백 년 동안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과 미식의 자율성을 지켜왔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우리 스타일이 최고'라는 지역적 자부심은, 연방 정부의 간섭없이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문화를 정의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미국의 환경, 즉 자유로운 문화적 표현의 공간을 시사한다. 필자는 한류의 혁신에도 미국의 이런 부분이 못내 부러울 뿐이다.
창의성과 혁신의 수용도 바비큐에서는 찾아볼 수 있다. 바비큐의 역사는 단순히 전통의 보존이 아니라, 새로운 재료와 조리 기술의 지역적 수용을 포함한다. 독일 이민자들의 영향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머스타드 소스가 등장했거나, 프랑스 이민자들로 인해 토마토 소스가 등장하고 특정 지역에서 양고기나 특정 소고기 부위(트라이 팁)를 주력으로 삼는 것과 같은 각 지역 사회가 외부의 영향을 자유롭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들의 문화에 융합하면서 독특한 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는 개방성과 문화적 역동성을 보여준다. 이는 문화적 경계가 유동적이며, 개인의 창의성이 존중되는 자유로운 사회 구조의 반영이다. 문화라는 것이 누구 ks 사람의 기획으로 만들어 진다고 착각하는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 많이 다르고 명분이 있다.
결론적으로 조셉 비지의 바비큐 지도는 단순한 지리 정보 제공을 넘어, 미국이라는 국가가 얼마나 깊이 있게 지역적과 인종적 다양성 위에 구축되었는지를 증명한다.
돼지고기, 소스, 굽는 방식에 대한 끊임없는 지역적 논쟁과 고집은 미국 문화의 가장 기본적인 자유, 즉 "스스로의 방식을 선택하고 그 선택을 자랑스러워할 자유"의 맛있는 은유인 셈이다.
바비큐는 각 지역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도,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광범위한 문화적 축제를 형성하는, 미국적 자유의 가장 원초적이고 향기로운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득권을 넘어설 수 없어서 필자로부터 시작된 한국의 바비큐 문화는 ‘스포츠바비큐’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세계속에 자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경쟁바비큐를 스포츠화 한다는 소식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미국의 바비큐 친구들이 보는데 한국의 바비큐 문화가 스포츠로까지 발전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문화라는 것이 몇몇 어설픈 기획자들이 지자체의 예산을 써가며 만들어 간다고 문화가 되지 않는다. 필자는 이 부분이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우리도 지역바비큐의 역사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영동과 문경, 남원, 천안, 포천, 이천, 여주, 그리고 경기도 화성.
대회를 하는 곳마다 그 지역의 특산물을 바비큐에 녹여내기 위한 실험이 오랜시간동안 있었다. 그 시간의 결과를 정리하고 ‘스포츠바비큐’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저자
Shaka (차영기, 경기도 화성시, 샤카스바비큐)
프로바비큐어
바비큐 프로모터 겸 퍼포머
대한아웃도어바비큐협회 회장
바비큐 작가
Korea Barbecue University
Korea Barbecue Research & Institute
이메일 araliocha@gmail.com(010-2499-92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