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단순한 신체 활동 중 하나인 ‘걷기’가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습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별한 장비나 비용 없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제대로 걷는 법을 알면 약보다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루 7천 보만 걸어도… 심혈관 질환 절반 감소
미국 심장학회는 하루 7천 보 이상 걷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50%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흔히 알려진 “하루 4천 보”는 최소 수준에 불과하며, 전문가들은 “자세보다 횟수와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 걷기 실천율, 5년째 감소
그러나 한국인의 걷기 습관은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걷기 실천율은 41.7%, 65세 이상 노인은 36.2%에 머물렀다.
2019년(47.6%) 이후 꾸준히 하락세로, 특히 고령층의 신체 활동 감소는 건강 문제와 직결되는 심각한 사회적 과제로 지목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에게 주 150분 이상의 중등도 신체 활동을 권고하고 있지만, 한국 성인의 52.1%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속도 바꾸며 걷기… 뇌 자극해 치매 예방
최근 연구에서는 “어떻게 걷느냐”가 건강 효과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3초마다 걷는 속도를 바꾸는 ‘리듬 걷기’는 뇌를 자극해 기억력 강화, 집중력 향상,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속도 변화만으로 뇌세포 활성화가 촉진되는 셈이다.
대화하며 걷기, 외로움과 우울증 줄이는 최고의 습관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며 걷는 방식도 큰 효과가 있다. 말하고 듣는 과정에서 뇌 활동이 활발해질 뿐 아니라, 외로움 완화, 스트레스 감소, 정서 안정 등 정신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

걷기 덕분에 허리 통증 줄었다
용인시에 거주하는 김모(72) 씨는 “매일 아침 친구와 함께 기흥호수에서 8천 보를 걷는다”며 “허리 통증이 줄고 기분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하며 걷다 보니 하루가 활력이 넘친다”고 덧붙였다.
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운동 부족’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31%, 약 18억 명이 권장 운동량을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22).
2010년 대비 5% 증가한 수치로, 2030년에는 35%까지 악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운동 부족은 심장마비, 뇌졸중, 당뇨, 치매, 유방암·대장암 등 주요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걷기 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장 쉬운 실천법”
전문가들은 걷기를 “비용 없는 최고의 약”이라고 부르며 다음과 같은 실천법을 권한다.
✔ 하루 7천 보 이상; 심혈관 질환 위험 최대 50% 감소.
✔ 3초마다 속도 바꾸기: 뇌 자극 → 치매 예방 효과.
✔ 대화하며 걷기: 외로움 해소, 정신 건강에 탁월.
✔ 생활 속 실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 가까운 거리는 도보 이동, 휴대폰 알람을 이용해 '걷기 루틴' 만들기
오늘 당신은 몇 보를 걸었는가
WHO 권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생활 속 신체 활동’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활동 부족률이 세계 평균보다 높아, 개인적 노력뿐 아니라 지역사회 프로그램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걷기는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큰 변화를 만드는 습관이다. 오늘 당신의 걸음 수가 내일의 건강을 결정한다. 지금 이 순간, 집 밖으로 한 걸음 내딛는 것이 건강한 삶의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