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72화 다시 찾아온 주말의 소중함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로 하루를 채운다는 것에 대한 감정

당연했던 시간이 감사로 바뀌는 순간, 삶은 조금 더 단단해진다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하루 24시간이라는 선물

하루 24시간은 언제나 소중한 선물처럼 느껴진다. 의미 없는 하루를 보내지 않기 위해 나름의 루틴을 지키며 살아왔다. 전 직장에서 퇴사한 이후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 성경 말씀과 기도로 하루를 열고, 독서와 블로그 글쓰기로 하루를 시작했다. 

 

원고를 쓰고, 전통찻집을 정리하고, 카페 면접을 보고, 자서전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쉼 없이 나만의 시간을 채워왔다. 그 시간들은 분명 바쁘고 치열했지만,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평온했다.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로 하루를 채운다는 것이 이렇게 다른 감정이라는 사실을, 그때 처음으로 깊이 체감했다.

 

일요일이 버거웠던 시절

이전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 일요일은 늘 조금 버거운 날이었다.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내일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을 눌렀기 때문이다. 토요일의 여유는 짧았고, 일요일 저녁이 되면 괜히 마음이 조급해졌다. 

 

주말이 주말답지 않게 빠르게 지나가고, 쉬었다는 느낌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크게 남았다.

 

퇴사 이후, 달라진 일요일의 얼굴

하지만 퇴사 이후의 일요일은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왔다. 다음 날의 출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고,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되었다. 한 주의 끝을 온전히 쉬어도 되는 날, 숨을 고르며 다음 주를 맞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저 쉬는 것이 이렇게 깊은 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시간은 나에게 ‘비워도 되는 하루’의 의미를 알려주었다.

 

다시 돌아온 직장인의 주말

그렇게 몇 달의 시간이 흘렀고, 나는 다시 새로운 직장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주, 정말 오랜만에 ‘직장인의 주말’을 다시 맞이했다. 평일에는 맡은 일에 온 힘을 쏟고, 몸도 마음도 긴장한 채 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보낸 한 주의 끝, 주말이 찾아왔다.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특별할 것 없는 시간을 보냈을 뿐인데 이상하게도 그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그 짧은 주말이 유난히 소중하게 느껴졌다.

 

당연했던 것들의 뒤늦은 가치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사람은 참 어리석다.” 늘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고 당연하게 여기다가, 그 시간이 조금 멀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그 가치를 깨닫는다. 

 

예전에는 그렇게 싫어했던 일요일 저녁이, 지금은 “잘 쉬었다”는 마음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 되었다.

 

시간은 늘 다른 얼굴로 배움을 남긴다

퇴사 후 보냈던 자유로운 시간도, 지금 다시 맞이한 바쁜 평일도, 그리고 이렇게 다시 돌아온 주말도 모두 나에게는 서로 다른 얼굴의 배움으로 다가온다. 무엇 하나 헛된 시간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그때의 배움이 있었고, 지금은 지금의 배움이 있을 뿐이다. 몇 달 전에는 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흐려진 삶을 살았다면, 지금은 다시 ‘주말을 기다리는 삶’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기다림 속에서 이 시간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배운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지금, 무엇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고 있는가?
나는 지금 이 시간을 너무 쉽게 소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곁에 있는 평범한 하루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귀한 선물처럼 대하고 있는가?

 

당연했던 시간이 감사로 바뀌는 순간

다시 찾아온 주말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삶의 균형을 되돌려주는 신호였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시간이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제대로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일상 속에서 하나의 마음을 배운다. 당연했던 시간이 감사로 바뀌는 순간, 삶은 조금 더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말이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12.12 17:22 수정 2025.12.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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