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가격은 얼마인가

행복은 상품이 되었다

자본주의가 만든 ‘가짜 행복’의 구조

인간다운 경제를 향한 마르크스의 통찰

 

디지털 코드 속에서 기계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표정이 겹쳐져,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 소외와 기술 지배를 상징

행복의 가격은 얼마인가 

- 마르크스가 본 자본주의 사회의 행복 구조

 

 

자본주의는 인간의 욕망을 에너지로 삼아 성장해왔다.

광고는 끊임없이 속삭인다. “더 많이 가져라그러면 행복해질 것이다.”

그러나 카를 마르크스(Karl Marx)는 19세기 이미 이 구조의 함정을 꿰뚫었다.

 

그는 『경제학-철학 수고』에서 이렇게 썼다.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에서 소외되는 만큼그는 자신의 인간적 본질에서 소외된다.”

 

오늘날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고립되어 있다.

마르크스의 철학은 이 모순을 경제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로 본다.

그에게 행복은 가격이 아니라인간이 스스로의 본질을 회복하는 과정이었다.

 

마르크스 철학의 핵심은 소외(Entfremdung) 개념이다.

그는 산업혁명 시대의 노동을 인간이 자신의 노동의 산물과 단절된 상태로 설명했다.

 

노동자는 생산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켜야 하지만현실의 자본주의 체제에서 그는 상품의 부속품으로 전락했다.

그가 만든 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자본가의 이윤이 된다.

 

노동이 타인을 위한 것이 되는 순간인간은 자신에게 낯선 존재가 된다.”

 

이 소외는 단지 노동 현장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오늘날 성과 중심 사회의 직장인, ‘데이터 생산자로서의 소비자도 같은 소외를 경험한다.

자신이 창조한 디지털 콘텐츠클릭행동 데이터가 곧 거대 기업의 수익으로 환원된다.

 

행복은 생산의 부산물로 취급되고인간은 노동의 의미를 잃은 채 효율의 기계가 되어간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물신주의(Fetishism)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상품이 단순한 물건을 넘어사회적 관계를 은폐하는 신비한 힘을 갖게 되는 현상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상품과 상품의 관계로 대체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 물신주의의 세계에 완전히 잠식되어 있다.

행복조차 팔리고 구매되는 상품으로 전락했다.

 

럭셔리 경험’, ‘힐링 리조트’, ‘프리미엄 웰빙’ 같은 단어들이 그것이다.

행복은 더 이상 삶의 상태가 아니라 소비의 행위로 바뀌었다.

 

마르크스는 이를 자본이 인간의 감각을 지배하는 시대라고 표현했다.

그는 물질이 인간을 지배하는 사회를 비판하며진정한 자유는 소유로부터의 해방에 있다고 보았다.

 

자본주의의 위력은 단지 부를 축적하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욕망을 생산하고다시 욕망을 재생산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마르크스는 생산은 새로운 욕망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원하도록 설계된 이 체제는 인간의 결핍을 지속시킨다.

그 결과 행복은 지속적인 결핍의 충족 과정으로 바뀌어버렸다.

 

오늘날 SNS는 이 구조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사람들은 타인의 삶을 보며 행복한 척’ 경쟁을 벌인다.

좋아요 수와 팔로워는 현대판 자본의 새로운 화폐다.

이 또한 가짜 행복의 사회적 재생산이다.

 

마르크스는 단순히 체제 비판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자유로운 인간의 공동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행복은 더 많이 소유하는 데 있지 않고자신의 능력과 본질을 자유롭게 실현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가 꿈꾼 사회는 노동이 자기 실현의 수단이 되는 세계,

즉 인간이 자신의 노동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의 관점에서 행복의 가격은 자본이 아니라 해방의 깊이로 측정된다.

이는 오늘날 ESG, 기본소득사회적 경제 논의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철학이다.

 

마르크스는 19세기 산업사회 속에서 이미 현대인의 고통을 예견했다.

노동의 소외물신주의욕망의 재생산은 모두 오늘날의 디지털 자본주의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경제는 인간의 도구여야 하지만우리는 어느새 경제의 부속품으로 살아간다.

마르크스가 말한 해방은 혁명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 회복이었다.

 

결국행복의 가격은 돈이 아니라 자유롭게 일하고스스로를 창조할 수 있는 시간과 관계의 질로 결정된다.

철학은 여전히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행복은 진짜 당신의 것인가아니면 누군가 설계한 상품인가?”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5.12.12 09:18 수정 2025.12.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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