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IT 산업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한 초거대 기술 기업을 뜻하며, 전 세계 사용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온라인 서비스의 사실상 ‘지하 발전소’ 역할을 수행한다.
대표적인 하이퍼스케일러로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GCP)가 꼽힌다. 이들은 수백만 대의 서버와 고성능 GPU를 통해 기업과 개인에게 연산 능력과 저장 공간을 제공하며, AI 학습, 금융 거래, 영상 스트리밍 등 현대 사회의 필수 서비스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하이퍼스케일러의 가장 큰 특징은 필요한 순간 서버를 수천 대 단위로 즉시 확대할 수 있는 ‘초확장성’이다. 쇼핑 대목처럼 갑작스러운 트래픽 폭증이 발생하더라도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이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즉시 확장 능력이 없었다면 글로벌 서비스 운영은 물론, 생성형 AI 모델의 폭발적 수요에도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시대의 본격적 도래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거대 언어모델(LLM)을 비롯한 첨단 AI 기술은 천문학적 연산량을 요구하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인프라는 사실상 하이퍼스케일러에 의해 좌우된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데이터 주권 확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국 내 하이퍼스케일 인프라 유치와 규제 체계 정비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퍼스케일러는 더 이상 민간 기업에 머무는 개념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기반을 이루는 전략적 자산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한다. 디지털 경제의 뿌리가 되는 데이터·AI 인프라를 누가, 어떻게 구축하고 통제하느냐에 따라 미래 산업 지형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를 ‘보이지 않는 세상의 엔진룸’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보고 듣고 사용하는 대부분의 디지털 서비스 뒤편에는 이들의 거대한 데이터 공장이 끊임없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