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진 전시 행사인 제10회 대한민국사진축전이 막을 내렸다. 주최 기관인 한국사진작가협회(이사장 유수찬)는 보수적 예술 영역으로 평가돼 온 사진 분야에 AI를 전면 도입하며 전환점을 시도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AI 생성 이미지를 활용한 작가 전시와 협회 주최 AI 이미지 콘테스트 수상작 전시, 사진과 예술의 기준을 근본적으로 되묻는 개념 전시 ‘BUT STILL HERE’가 동시에 진행됐다. 이 전시는 AI 시대에 사진이 무엇을 의미하며 예술의 조건이 어디서 성립하는가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장이 됐다.
특히 ‘BUT STILL HERE’는 사진의 본질이라 여겨지는 ‘빛’을 제거한 검은 액자와 AI 이미지가 함께 제시되며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과 선명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것의 대비를 시각화했다. 관람객은 실재와 허구의 개념이 전시장 안에서 겹쳐지는 경험을 직접 체감했다.
올해 축전에서는 고 이경모 작가가 1940년대 촬영한 다큐멘터리 사진과 AI로 생성된 이미지가 한 공간에 나란히 배치됐다. 현실 기록과 비현실 생성이 충돌하며 시대와 매체를 초월한 낯선 공존을 연출했다.
유수찬 이사장은 “기술 변화는 피할 수 없고 예술계는 판단 주체로 남기 위해 스스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앞으로 AI 시대 사진예술의 본질과 미래를 논의하는 포럼과 공개 토론을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대한민국사진축전은 AI가 단순 제작 도구를 넘어 예술 판단 권위 자체를 흔들 수 있는 가능성을 드러냈다. 인간의 창작 영역이 AI와 충돌하는 시대, 이번 전시는 사진예술을 넘어 예술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