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나눔] 내 안을 아시는 하나님

시편 139장 13-24절

 

내 안을 아시는 하나님

 

 

주께서 내 내장을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만드셨나이다.”(시 139:13)

이 짧은 한 구절은 인간 존재의 근원을 선언한다다윗은 자신의 존재가 우연이 아니라하나님의 섬세한 손길에 의해 빚어진 작품임을 고백한다.

오늘의 사회는 자기 인식의 혼란 속에 있다. SNS의 자기 연출이 진짜 자기 자신을 가리는 시대다그러나 시편 139편은 인간의 깊은 내면즉 그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는 부분까지 아시는 하나님 앞에 선 참된 자아를 묵상하게 한다.

다윗의 시는 단순한 신앙고백이 아니라내면의 신학이다그는 하나님의 전지하심을 두려움으로만 보지 않았다오히려 그것이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깊은 관심의 증거임을 깨달았다. “내가 주께 감사함은 나를 지으심이 신묘막측하심이라”(14). 이 고백은 인간이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시편 139편 1315절은 태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놀라운 신학적 통찰을 담고 있다.

주께서 나의 내장을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만드셨나이다.”

다윗은 하나님의 창조 행위를 단지 물리적 기적으로 보지 않았다그는 라는 존재가 하나님의 의도와 목적 안에서 형성되었음을 본다.

이것은 단순한 생물학의 이야기가 아니다이는 존재의 신학이다인간은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었고따라서 자기 존재의 근원은 하나님께 있다.

오늘날 정체성의 위기를 겪는 이들에게 이 말씀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나의 가치는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창조주의 손길에서 비롯된다.

주의 눈이 내 형체를 보셨으며 나를 위해 정한 날이 아직 되기 전에 다 주의 책에 기록되었나이다.”(16)

인간은 우연이 아니라기록된 존재다하나님은 우리의 시간과 여정을 이미 알고 계신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생각과 길을 아신다는 사실은 양면성을 지닌다.

그것은 위로이면서도 경외의 원천이다.

다윗은 하나님의 전지하심 앞에서 숨을 수 없음을 안다. “주의 생각이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17)

그 보배로움은 단지 지식의 양이 아니라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끊임없는 관심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동시에이 지식은 우리로 하여금 영적 투명함을 요구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겉모습을 보지 않으신다우리의 동기의도감춰진 죄까지 다 아신다.

이 사실은 신앙인의 자기 성찰을 자극한다.

나는 과연 하나님 앞에서 진실한가?”

이 질문은 시편 139편의 핵심이다.

 

시편 139편의 마지막(2324)은 다윗의 가장 겸손한 고백으로 끝난다.

하나님이여나를 살피사 내 마음을 아시며나를 시험하사 내 뜻을 아옵소서내게 무슨 악한 행위가 있나 보시고 영원한 길로 인도하소서.”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를 점검하는 사람이었다그는 변명하지 않았고자기 의를 주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님의 조사(照査)를 자청했다.

이것이 바로 영적 성숙의 표징이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용기그리고 하나님의 시선으로 자신을 다시 보는 믿음 — 그것이 참된 회개다.

오늘날 교회와 사회가 잃어버린 것은 자기 점검의 영성이다.

다윗의 기도는 우리에게 다시금 하나님 앞에서 투명하게 사는 법을 가르친다.

 

시편 139편은 인간의 자기 이해를 새롭게 세운다.

이 시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하나님이 아시는 나라는 답을 준다.

하나님께서 내 안을 아신다는 사실은 단순한 감시가 아니라사랑의 관찰이다.

그분의 지식은 우리의 실수를 폭로하기 위함이 아니라회복시키기 위함이다.

따라서 신앙인은 하나님 앞에서 숨지 않고오히려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AI와 데이터가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분석하는 시대,

하나님이 아신다는 신앙은 인간의 존엄을 다시 일깨운다.

그분은 우리의 데이터를 넘어 영혼의 깊이까지 아신다.

이 믿음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성찰의 출발점이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5.12.10 08:47 수정 2025.12.1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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