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고덕에 문 여는 ‘라면먹는도서관’… 무료 라면과 책이 공공 인프라로 자리 잡다”

모두에게 열린 생활형 작은도서관… “먹고 읽는 일상 공간”으로 기능

라면·커피 무료 제공, 무기록 대출제 도입… 지역 자율 운영 방식 채택

청년 고립·세대 단절 완화를 위한 ‘지역 커뮤니티 실험’ 기대감 높아져

▲라면먹는도서관 내부 전경. 라면과 커피를 무료로 즐기며 머물 수 있는 개방형 생활 공공 공간을 지향한다. 사진=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경기도 평택 고덕 신도시에 소득이나 연령을 구분하지 않고 누구나 들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작은도서관이 문을 연다.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이후 'GEF')이 운영하는 ‘라면먹는도서관’은 “배고프면 먹고, 고민이 있으면 책에서 답을 찾는 공간”을 표방하며 지역 생활 인프라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평택 고덕여염6길에 자리한 ‘라면먹는도서관’이 최근 평택시로부터 작은도서관 정식 등록을 마치고 운영 채비를 진행하고 있다. GEF는 이번 등록을 통해 “동네 주민 누구나 편하게 드나드는 공공 기반의 생활 문화 공간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라면과 커피, 책을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으로, 도서관은 ‘배고프면 라면을 끓이고, 배부르면 책을 읽는다’는 운영 철학을 담아, 이용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는 완전 개방형 구조로 구성됐다. 주민들은 스스로 라면을 끓이고 정리하는 자율 시스템을 통해 공간을 함께 유지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무기록 대출 방식’도 눈길을 끄는데, 책을 빌릴 때 이름이나 연락처를 적지 않는 이 제도는 “이용자를 있는 그대로 신뢰한다”는 도서관의 가치관을 반영한 것으로 GEF 관계자는 “기록을 요구하지 않는 방식이 오히려 이용자의 책임감을 강화한다”고 언급했다.

 

도서관은 아파트 단지와 학교, 상가가 밀집된 고덕 생활권 중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높다. 방과 후 갈 곳이 마땅하지 않은 청소년, 근처에서 업무를 보는 직장인, 낮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 등 다양한 세대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구조이며, GEF는 이를 두고 “도서관이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동네 사랑방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영은 시민 자원봉사자인 ‘라면사서’가 중심이 된다. 이들은 공간 관리, 개방 지원, 아이 돌봄 등의 역할을 맡으며, 월 1회 이상 참여를 조건으로 지역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라면·커피 재료비와 운영비는 시민과 기업의 후원으로 충당하고, 후원 내역은 매월 온라인에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며, 또한 후원·참여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박정인 GEF 이사장은 “라면 한 그릇과 책 한 권이 사람의 하루를 바꾸기도 한다”며 “라면먹는도서관이 동네에 반드시 하나쯤 필요한 생활 인프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구나 와서 먹고, 마시고, 책을 통해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서관은 앞으로 1년간 청소년 독서 프로그램, 주민 참여형 강연, 지역 예술인 활동 등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1인 가구 증가와 개인화된 생활 양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라면먹는도서관이 청년 고립 문제에 대한 ‘지역 밀착형 해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작성 2025.12.09 22:02 수정 2025.12.0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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