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자본보조금, 이른바 ‘자자보’는 지방자치단체의 자본적 사업을 지원하는 보조금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필요성 검증이 부족한 채 정치인의 입김에 따라 편성되거나, 선심성 사업에 남용된다는 비판이 반복되어 왔다.
이번 금정구에서 나타난 두 건의 자자보 예산안을 보면 왜 자자보를 ‘시의원의 쌈짓돈’, ‘은밀한 예산’이라고 하는지 여실히 알게 된다.
시작부터 이상하게 금정구가 아닌 타구의 국민의힘 시의원이 금정구 경로당 조명설비 개선사업 자자보를 내렸다!?
경로당에 300개 LED전등을 교체하는 것으로 무려 1억 원의 예산안이 올라왔다. 1개 당 33만 원이며, 실제로 교체가 필요한 전등만 하는 것이 아닌 300개 일괄 교체로 예산안이 편성된 것이다.
공사비 부풀리기로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이며 명백한 예산 낭비다.
여기에 더해, 지역의 국민의힘 시의원이 폐원된 공립 마야어린이집 부지에 스크린파크골프장을 짓겠다고 총예산 11억 중에 2억 5천8백만 원을 자자보로 넣었다.
문제는 마야어린이집 폐원의 과정이다.
A복지재단이 금정구종합사회복지관의 위탁을 위해 전제조건인 같은 건물에 있는 공립 마야어린이집을 위탁했다.
하지만 A복지재단은 한 학기도 어린이집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곧이어 휴원과 폐원을 결정했다. 종합사회복지관 위탁을 위해 어린이집 운영의 시늉만 한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공립 어린이집 폐원에 대해 위수탁계약 위반의 문제를 들어 금정구의회에서 지속적으로 이의제기를 하고 있는 도중에 마야어린이집을 철거하고 스크린파크골프장을 설치한다는 예산안이 올라왔다.
마야어린이집은 21년에 5억7천2백만 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지만 5년도 되지 않아 철거하는데 또 수억 원을 부어야 한다. 보육시설을 체육시설로 바꾸는데 그 어떤 논의과정도 없었다.
더욱 기가 차는 것은 금정구의회가 해당 예산의 심의를 시작도 안 했는데 국민의힘 시의원이 ‘예산을 확보했다’고 SNS에 설레발을 치고 있다는 거다.
이는 지방의회의 예산심의의결권을 무시하고, 주민의 혈세인 예산을 정치인의 홍보 수단으로 취급하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다.
두 사례는 모두 같은 패턴을 보인다. 필요성 검증은 부실하며, 정치인의 요구가 행정 절차를 앞선다. 예산은 세밀한 검토 없이 밀어 넣어지고, 결국 책임은 모두 금정구민의 세금으로 돌아간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주도한 이번 두 건의 자자보 사태를 보며 국민의힘 일색의 부산 정치구조가 어떤 재정 낭비를 초래하고, 행정 견제 기능을 약화시키는지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예산심의의결 시 더욱 면밀한 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도표 출처 : 국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