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경매는 흔히 ‘싸게 사는 재테크’로 소개되지만, 초보자나 은퇴 준비자에게는 여전히 높은 장벽으로 인식된다. 복잡한 절차, 예상치 못한 비용,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경매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다. 그러나 시장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경매는 오히려 자산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경매를 처음 접한 상당수 실수요자와 투자자는 공통적으로 “막연한 두려움”을 가장 먼저 언급한다. 절차가 생소하고, 스스로 판단해야 할 변수가 많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아파트·빌라 경매를 경험한 기대위 씨(필명 ‘구부진남’)도 “처음에는 명도와 매매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지나며 “서두르지 않으면 기회는 결국 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두려움의 본질은 ‘위험’이 아니라 ‘정보 부족’이라는 의미다.
경매가 어려운 이유는 크게 복잡함·비용·불안,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경매 절차는 일반 매매보다 훨씬 자율적이다. 사건번호 조회, 매각기일 확인, 감정평가서 검토, 등기부 분석 등 대부분의 절차를 스스로 수행해야 한다. 기본적인 권리분석을 놓쳐 손해를 보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 초보 투자자가 등기부상의 ‘임차권 등기’를 간과해 임차인의 대항력을 인수하게 된 사례는 대표적이다. 경매가 ‘리스크 관리형 투자’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둘째, 경매에는 숨은 비용이 존재한다. 입찰보증금, 잔금, 명도비, 법무사 수수료는 물론, 리모델링 비용과 대출이자도 부담해야 한다. 특히 50대 A씨가 대출 거절로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보증금 2천만 원을 몰수당한 사례는 경매에서 자금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싸게 낙찰받는 것만큼, ‘지출 가능한 한도’를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셋째,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이다. 명도 지연, 세입자와의 협상 실패, 소송 리스크 등은 경매 초보자가 가장 크게 느끼는 부담이다. 실제로 한 투자자는 임차인의 협상 거부로 명도가 6개월 이상 지연돼 유지비와 이자 비용을 떠안았다. 경매는 절차상 예측 가능한 구조이지만, ‘시간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매는 충분히 도전할 만한 투자 방식이다. 무엇보다 시장 정보가 공개적이고, 법적 절차에 기반해 이뤄지기 때문에 구조적 안정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성급함을 버리고,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일이다. 모의 입찰을 해보고, 소규모 물건부터 경험을 쌓으며 권리 구조를 파악하면 위험은 크게 줄어든다.
은퇴 이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고민하는 50~60대에게도 경매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오랫동안 쌓아온 금융·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한다면, 경매는 ‘제2의 월급’을 만드는 자산 도구가 될 수 있다.
경매는 위험한 선택이 아니라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시장이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고, 조급함이 아닌 확실한 이해다. 첫 발만 떼면, 경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투자 플랫폼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