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우리에게 답을 주면, 우리는 그냥 따르는 게 아니라 '왜 이 답이 중요한가'를 고민해야 한다.”
AI, 즉 인공지능이 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실행자로 등장했습니다. 이런 큰 변화 속에서, 조직을 이끄는 인간 리더의 역할도 완전히 바뀌어야 합니다. 리더는 더 이상 '정보를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나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제 리더는 AI가 할 수 없는 영역, 바로 철학자의 역할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리더가 데이터와 경험을 합쳐서 결정을 내리고, 그걸 실행하는 게 주된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데이터 분석이나 패턴 찾기, 미래 예측 같은 일을 AI가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합니다. 그런데 AI에게도 한계가 있습니다. AI는 데이터에 편견이 있으면 그대로 따라가고, 상황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윤리적인 판단은 아예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인간 리더는 뭘 해야 할까요? 바로 AI가 내놓은 답에 의미를 부여하고, 어느 방향으로 갈지 정하는 역할입니다. 쉽게 말해 '목적의식'을 심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AI 시대에 조직을 잘 이끌기 위한 3가지 핵심 방향을 소개합니다.
[AI의 효율성을 넘어, '인간다운 가치'를 지키는 윤리적 리더]
AI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답을 찾아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데이터의 편견이나 사회적 상황, 윤리적인 책임 같은 '인간적인 가치'는 AI 스스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AI가 제시하는 효율적인 '답'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리더는 이제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AI가 만든 결과물에 인간 중심의 기준을 적용하는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데이터 편견 관리하기: 2017년 아마존은 AI로 직원을 뽑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과거 10년 간의 지원자 데이터가 대부분 남성이었기 때문에, AI가 여성 지원자를 차별하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결국 아마존은 이 시스템을 폐기했죠. 이처럼 리더는 AI가 내린 결정(채용, 대출 승인, 고객 서비스 등)이 특정 사람들에게 불공평하지 않은 지 미리 확인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책임지는 사람: AI의 판단이 잘못됐을 때, "AI가 한 거예요"라고 변명하지 않고 최종 책임을 지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리더의 진짜 힘은 '결정권'이 아니라 '책임감'에서 나옵니다.
▶AI 이해시키기: 단순히 AI 도구 사용법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AI의 한계와 편견, 그리고 우리 조직이 AI로 뭘 이루고 싶은지를 구성원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AI가 '뭘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면, 리더는 '뭘 해야 하는지', '뭘 하면 안 되는지'를 정하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지식 전달자에서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으로 변신]
AI가 나오면서 정보를 찾는 건 누구나 쉬워졌습니다. 리더가 최신 정보를 찾아서 팀원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은 이제 AI 챗봇이 더 잘합니다. AI 시대의 리더는 '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같은 혁신적인 리더들은 "AI는 소프트웨어를 잠식할 것"이라며 기술 변화의 핵심을 짚어내고, AI 시대에 인간의 역할이 뭔지 끊임없이 질문하며 회사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제 리더십의 핵심은 질문하는 능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왜?'라고 계속 묻기: AI가 '어떻게 할까?'를 실행한다면, 리더는 '왜 이 일을 하지?'에 계속 집중해야 합니다. 이 프로젝트가 진짜 왜 중요한지, 우리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Mission)를 계속 되새기면서 팀원들이 일의 의미를 느끼고 주인의식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코치처럼 질문하기: 명령하고 통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보여준 데이터를 가지고 팀원들에게 질문을 던져서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야 합니다. AI는 객관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지만, 비판적이면서도 건설적인 피드백은 여전히 사람이 관계 속에서 공감하며 전달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문화 만들기: AI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수많은 가능성을 테스트한다면, 리더는 팀원들이 실제로 '작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빠르게 시도하며 배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자세로 잘못된 결정을 빨리 인정하고 고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데이터를 넘어, '사람과의 연결'을 만드는 공감 능력]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감정적 공감, 신뢰 쌓기, 의미 부여 같은 인간만의 영역은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습니다. 특히 AI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팀원들이 느끼는 'AI 불안'과 "내 일자리가 없어지는 거 아니야?"라는 두려움은 리더의 공감 능력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리더는 이제 AI와 사람이 함께 일하는 팀의 관리자로서, 기술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복잡한 상황을 설명하는 '의미를 연결하는 사람'이 됩니다.
▶심리적 안정감 주기: AI를 도입하는 목적이 ‘사람을 줄이려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라고 명확히 말하고, 투명하고 계속된 대화로 팀원들의 두려움을 관리해야 합니다. 리더의 따뜻한 격려와 공감은 차가운 AI 보고서보다 훨씬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협력 문화 만들기: AI 덕분에 시간이 절약되면, 그 시간을 팀원들이 서로 더 깊이 대화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AI가 개인의 생산성을 높였다면, 리더는 팀 전체의 시너지를 높이는 데 집중합니다.
▶미래 비전 이야기하기: AI는 데이터를 분석하지만, 리더는 그 데이터를 엮어서 매력적인 미래 모습을 그려주는 스토리텔러가 돼야 합니다. 왜 우리가 이 변화를 겪어야 하는지, 그 끝에 어떤 멋진 목표가 있는지를 명확하게 공유해서 팀 전체가 몰입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역할이 다른 게 아니라, 책임이 명확한 것
AI는 가장 효율적인 길을 계산해주는 '실행자'입니다. 하지만 리더는 '무엇을 위해', '누구와 함께' 그 길을 갈 것인지 결정하는 '철학자'입니다. 물론 이런 역할 구분이 딱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AI도 점점 복잡한 판단을 하고, 사람도 AI 도구를 써서 일을 합니다. 중요한 건 '누가 뭘 하느냐'가 아니라 '최종 책임과 의미를 누가 만드느냐'입니다.
리더십의 진짜 가치는 결국 더 '인간답게' 행동하는 데 있습니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도구가 되려면, 그 중심에 인간의 가치를 지키고, 올바른 질문을 던지며, 팀원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리더가 있어야 합니다.
[저자 소개]
주민정 칼럼니스트
크레센티아 대표 / 기업교육 전문가
20년 이상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진행하며, AI 시대 조직 변화와 인간 중심 리더십에 대한 통찰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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