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칼럼] 스마트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중장년 농부의 생존 전략

“손끝이 아닌 데이터가 농사를 짓는다” – 기술이 바꾼 농업의 풍경

중장년 농부에게 닥친 변화의 파도

스마트팜 기술, 두려움에서 기회로

 

 

“손끝이 아닌 데이터가 농사를 짓는다”

 

스마트폰이 일상의 일부가 된 것처럼, 이제 농촌에도 ‘스마트팜’이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과거에는 감으로 비를 예측하고, 경험으로 병충해를 막던 농부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온도·습도·토양·일조량이 스마트 센서에 의해 실시간으로 분석되고, 앱 한 번으로 관수가 조절된다.
문제는 이 변화를 가장 크게 느끼는 이들이 바로 중장년 농부들이라는 점이다.
“나는 기술은 몰라도 농사는 알아”라던 자부심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 기술이 새로운 ‘감’을 대신하고, 데이터가 새로운 ‘노하우’를 만든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서, 익숙한 흙과 씨앗의 세계는 이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의 언어로 다시 쓰이고 있다.

 

 

중장년 농부에게 닥친 변화의 파도

 

스마트팜은 농업의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린다. 농업 현장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드론, 자동화 설비가 결합되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이 기술적 진보는 중장년층 농부들에게 양날의 검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농업 인구의 73%가 60대 이상이다. 농촌의 중심을 이루는 세대가 바로 디지털 전환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세대다.
게다가 기술 인프라 부족, 스마트폰 조작 미숙, 데이터 해석의 어려움 등이 ‘디지털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팜 혁신밸리, 중장년 대상 농업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에서는 “교육은 있지만 실습은 없다”, “기계보다 사람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농업의 생존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스마트팜, 두려움에서 기회로

 

스마트팜을 가장 먼저 도입한 청년농들은 데이터 기반의 경영을 무기로 삼았다.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물과 영양분을 최적화하고, 시장가격 변동을 예측해 출하 시점을 조정한다.
그 결과, 생산성이 평균 30%, 소득은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농식품부, 2024).
이런 변화는 단지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농사 경영’의 개념이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중장년 농부에게 스마트팜은 여전히 낯선 언어다.
“기계가 사람보다 농사를 잘 지을 수 있겠어?”라는 불안감과 “배워야 산다”는 절박함이 공존한다.
이에 농촌진흥청과 지방자치단체는 ‘스마트팜 기초반’‘디지털 농업 아카데미’등을 개설해 실제 농업 현장에서 직접 기계를 다루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실습 중심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보다도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자신감’이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스마트팜은 농업을 기술화하는 게 아니라, 농부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다.”

 

 

디지털 전환이 만들어내는 실질적 변화

 

스마트팜의 핵심은 효율성이다.
예를 들어, 온실의 온도 조절 시스템을 자동화하면 난방비가 평균 27% 절감된다.
드론을 이용한 병충해 탐지는 육안 탐사보다 정확도가 40% 이상 높다.
AI 기반 작물 관리 솔루션을 활용하면, 토양 질환 예측률이 85% 이상으로 향상된다.
이런 데이터를 보면, 디지털 농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임이 분명하다.
특히 중장년 농부들이 이 흐름을 외면할 경우, 생산성과 경쟁력에서 뒤처질 위험이 크다.
반대로 기술을 받아들인 농부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전북 김제의 한 중장년 농부는 스마트팜 센서를 도입한 뒤, 토마토 생산량이 1.5배 증가했다.
그는 말한다.

“기계가 대신해주는 게 아니라, 내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이더라.”
이 말은 디지털 농업의 본질을 정확히 짚는다. 스마트팜은 인간의 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을 확장하는 기술이다.

 

 

 

흙 위에 피는 기술, 그 위에 서야 할 사람

 

디지털 농업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기계가 밭을 갈고, 드론이 씨앗을 뿌리고, 데이터가 수확 시점을 결정한다.
하지만 그 모든 기술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다.
중장년 농부가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고 배우려는 순간, 그 농장은 더 이상 과거의 농장이 아니다.
농업의 본질은 흙과 씨앗이지만, 그 위에 피어나는 미래는 기술과 데이터의 언어로 자라난다.
이제 “나는 기술은 몰라도 농사는 알아”라는 말 대신,
“나는 기술로 농사를 더 잘 짓는다”는 새로운 자신감이 필요한 때이다.
스마트팜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중장년 농부들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다.

 

 

작성 2025.12.01 19:54 수정 2025.12.0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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