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시간 노동·근골격계 질환·수면 부족, 자영업자 건강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식당, 카페, 편의점, 소매업 등 현장에서 10시간 이상 서 있는 노동이 일상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이 겪는 신체적·정신적 소진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영업을 멈추는 순간 매출이 멈춘다’는 구조 속에서 자영업자들은 병원 방문조차 미루기 일쑤다.
장시간 서 있는 노동, 신체 부담 누적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하루 종일 서 있거나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관련 보건 기관들의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질환은 하지정맥류, 허리·목 통증, 어깨·팔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이다.
특히 소규모 점포일수록 인력 부족으로 인해 사장 혼자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몸에 가해지는 부담은 더욱 크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픈 순간 가게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치료를 뒤로 미룬다”고 전한다.
수면 부족·번아웃, 복합적 건강 악화로 이어져
자영업자의 건강 문제는 단순히 신체의 문제만이 아니다. 불규칙한 식사, 부족한 수면, 고객 응대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신체적·정신적 소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수면 부족은 면역력 저하뿐 아니라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로 이어져 만성 피로와 우울감을 유발한다. 한 자영업자는 “새벽까지 마감하고 재고 정리하면 잠에 들 시간이 거의 없다”고 하소연했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자영업자 건강 관리법
전문가들은 장시간 노동 환경을 완전히 바꾸기 어렵다면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작은 변화가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30분 간격 스트레칭과 체중 이동, 작업 동선 최적화, 쿠션 매트·기능성 신발·보호대 등 보호용품 사용, 규칙적인 수분·영양 보충, 일일 통증·수면 체크 등이 실효성이 높은 방법으로 꼽힌다. 특히 작업 동선을 재정비해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면 근골격 부담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
제도적 지원 필요… “이제는 건강까지 책임져야 할 때”
자영업자는 근로기준법의 보호 범위에서 벗어나 있어 안전·건강 관리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건강 문제는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정부·지자체의 지원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자영업자 건강케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근골격계 질환 예방 교육, 스트레칭 세션, 건강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인 지원 체계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강이 버텨야 가게도 버틴다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은 자영업자다. 그러나 현재의 노동 구조는 이들이 감당하기에 지나치게 가혹하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건강이 지속가능한 생계의 최소 조건”이라며 “경제 구조 논의와 함께 건강 안전망 논의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가게의 지속 가능성은 사장 개인의 건강에서 시작된다. 몸이 버티지 못하는 장사는 오래갈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