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타임즈 뉴스 - 트럼프가 이야기하는 공산주의자 뉴욕 시장 당선자
전문 분야 글들, 특히 철학 분야 책이나 논문은 시작은 용어의 정리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고 있는 단어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이해해서 쓰는 단어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학자들은 책이나 논문에서 어떻게 정의하고 사용할지 설명에 공을 들인다. 그래서 나중에 진술한 자기의 의견이 잘못 이해되지 않기를 바란다.
잘못된 단어에 대한 이해는 전체 말이나 글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이어진다. 이번 뉴욕에 시장이 된 조란 맘다니(Zohran Kwame Mamdani)를 트럼프가 공산주의자로 불렀고 이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미국도 공산주의라는 말이 금기어인 것 같다.
출처: 데일리 쇼 -잘못된 단어 정의에 대해 짚어주는 미국 쇼 진행자 데이시 리딕
그래서 이에 대해 논평하는 데이시 리딕(Desi Lydic) ‘C-word’라는 말로 공산주의라는 말을 대체한다. 대부분 미국인이 이럴 것이니 엉뚱한 사람이 공산주의자가 될 수도 있다. 트럼프의 잘못도 아니고 이런 상황을 만든 사회나 이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은 배운 자들이 문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데이시 리딕이 이야기를 나눈 미국 공산당 공동 의장 조 심즈(Joe Sims)는 조란 맘다니를 민주주의식 사회주의자로 정의한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식 사회주의를 이렇게 설명한다. ‘공산주의는 근본부터 바꾸려는 것이고, 민주주의식 사회주의는 틀 안에서 바꾸려는 것이다.’ 간단하지만 아주 다른 두 정치 형태인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미국에 공산당이 있다는 것도 재미있었고, 이를 찾아가 면접을 한 진행자 데이시 리딕도 재밌었다. 미국은 공화정과 민주정 두 당밖에 없는 양당제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적 한계를 양당밖에 없다는 것을 지적하는 학자들도 있다. 가끔 독일식 내각주의를 이상적으로 말하는 한국인들이 있다. 독일은 다양한 정당이 존재하고, 각 정당이 표방하는 방향이 뚜렷하다. 그리고 정책에 따라 방향이 맞으면 다른 당이 일시적으로 정치적 연합을 이루기도 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당이 이익에 따라 영합하는 것과는 다르다. 각 당은 당녕이 분명하고, 이름에서 내세우는 자기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활동한다. 그리고 독일 시민들은 자기에게 도움이 되거나 같은 이상을 추구하는 당을 지지하고 후원한다. 독일에 메르켈 총리는 그냥 나온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숙한 민주 시민 의식과 제대로 된 사회 체제가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많은 용어가 제대로 정의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치 영역에서 보면 보수, 진보, 극우에 대한 정의가 서구와 매우 다른 것 같다.
보수는 말 그대로 유지하고 지키는 것이다. 무엇을 유지하고 지키냐면, 자신들의 전통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가치 같은 것이다. 그래서 보수들은 자기들의 가치가 담긴 국기와 같은 물건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자신들의 모국어를 제대로 쓰려 노력한다. 한국의 보수 집회처럼 태극기를 바닥에 버리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행동은 있을 수 없다.
진보는 이런 가치를 이해하지만 낡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꾸려 한다. 시대가 변했으니 그 변화에 맞추어 새롭게 정비하자는 것이다. 서구가 전통적 가족 관계에서 새로운 관계가 혼재하는 것이 이런 가치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전통적 관계와 함께, 새로운 시대에 따라 다양한 관계의 사람들이 같은 지붕 아래 살 수도 있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한 사회에 공존하고 살고 있다.
마지막으로 극우는 자기가 속한 사회 특히 국가를 너무 소중히 여겨서 극단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 이들이다. 그들의 극단적인 행동은 그 집단에 속하지 않은 사람에게 공격적일 수도 있다. 대표적 극우 집단으로 일본의 재특회를 들 수 있다.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특혜를 거부하는 극단적인 단체이고, 집회를 통해 거칠게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했다. 이들의 방식과 사고에 반대하는 정상적인 일본인들이 반대 집회를 하기도 했다. 지금은 재특회의 집회를 법적으로 금지했다. 이런 면에서 일본은 선진국이라 생각한다.
재특회라던지 유럽 일부 극우들은 외국인을 증오의 대상으로 본다. 외국인을 증오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 게 일견 이해는 간다. 영국에 세미나 들으러 갔을 때, 집주인 부인께서 외국인 증가로 원래 영국인이 받아야 할 의료 혜택에 지장이 생기는 것에 불평하셨다. 이런 불평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비뚤어진 애국심까지 결합한다면 극우가 될 수도 있다 생각한다. 그래서 국가는 이런 불평을 제대로 듣고 이것이 사회 문제가 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인들의 인권만큼 원래 살고 있던 국민들이 불편하거나 더 나아가 위험에 노출된다고 느끼지 않도록 제대로 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극우는 애국심이 바탕이다. 다른 나라를 좋아하고 외국어를 사랑하는 이들은 사대주의자 같은 단어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언론인이나 시사 평론가 학자들은 이 용어를 뒤죽박죽 써서 본질을 흐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