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가 미래형 공공도서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경기도서관이 개관과 동시에 국내 도서관 가운데 처음으로 AI 기반 창작·체험 서비스를 전면 도입해 도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독서·학습 프로그램까지 연계한 형태로 운영되며 지역 문화 플랫폼의 변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도서관의 핵심 시설인 AI 스튜디오는 디지털 창작 도구에 접근하기 어려운 일반 시민도 전문 툴을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만 18세 이상 회원이면 누구나 최신 AI 모델을 활용한 영상·문서·이미지 제작을 체험할 수 있다. 스튜디오에는 GPT 계열 모델을 포함해 Gemini 2.5 Flash, Imagen 4, Runway Gen-4 Turbo 등 20종 이상의 유료 도구가 비치되어 있으며, 모든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작업 공간은 기본 1시간, 집중석은 2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고 대기자가 없으면 추가 연장도 가능하다.
어린이를 위한 ‘AI 마음그림X책’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아이가 그린 그림을 AI가 분석한 뒤 결과에 적합한 도서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독서치유 개념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만 5세에서 12세 어린이가 보호자와 함께 5층 AI 북테라피 공간을 방문하면 참여할 수 있다.
기존 독서문화 프로그램도 AI와 결합해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됐다. AI 독서토론은 참여자가 책을 읽은 뒤, 현장의 독서지도사 진행 아래 AI가 생성한 분석과 질문을 바탕으로 토론을 이어가는 구조로 이루어진다. 찬반 논제를 선택하면 AI가 토론 흐름에 맞춘 질문을 제시하고, 발언 내용을 분석하면서 토론의 방향을 잡아준다. 이 프로그램은 매달 2회 도서관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 모집되며, 지하 1층에서 정기적으로 운영된다.
2층 세계친구 책 마을에는 ‘AI 도서퀴즈’ 로봇이 배치되어 있다. 저작권이 만료된 고전 작품을 중심으로 퀴즈를 제공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독서 체험을 돕는다. 이용자는 난이도를 선택하고 자신이 읽은 도서를 기반으로 문제를 풀며 자연스럽게 고전 독서 흥미를 높일 수 있다.
경기도서관은 이러한 서비스 외에도 도민들의 AI 문해력 향상을 위해 ‘AI 스쿨’이라는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오는 29일에는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를 초청해 글로벌 AI 흐름을 소개하는 ‘AI 인사이트 강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윤명희 경기도서관장은 “경기도서관은 책을 빌리는 공간을 넘어서 누구나 쉽게 AI를 배우고 실습할 수 있는 창의 거점이 되고자 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서관은 연말까지 휴관일 없는 도서관 제도를 시범 운영한다.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료 열람과 대출이 가능하다. AI 스튜디오 및 창작 체험 서비스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프로그램 안내는 경기도서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서관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공도서관에 다양한 AI 기반 창작·체험 프로그램을 상설화하며 새로운 문화·학습 환경을 제시했다. 성인 창작자부터 어린이 이용자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어 지역 지식 생태계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AI 문해력 교육과 독서 프로그램이 연계되면서 미래형 도서관의 운영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경기도서관의 AI 서비스는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확장하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단순한 자료 제공 기관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AI 기반 창작 역량과 디지털 활용성을 키울 수 있는 창의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국내 도서관 분야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지역 문화와 교육 환경 역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