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문화재단이 기획한 ‘밤섬 생태문화 프로젝트’ 전시 ‘한강 밤섬 / 관계의 지도’가 오프닝을 열고 13일간의 전시 일정에 들어갔다. 개막행사에는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을 비롯해 참여 예술가와 밤섬 부군당 보존회 주민, 지역 활동가 등 100여 명이 함께하며 성황리에 시작됐다.
전시는 11월 25일까지 이어지며 밤섬의 폭파, 실향, 자연적 복원이라는 복합적 역사를 예술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도시와 자연의 관계를 다시 묻는 프로젝트로 구성된다. 마포공동체라디오의 아카이빙존,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연계한 전시존, 공모와 초청을 통해 선정된 11명의 예술가 작업이 한 공간에서 펼쳐진다.
밤섬은 본래 사람이 살던 섬이었다. ‘율주’라 불리던 이곳에는 1968년 여의도 개발 이전까지 62가구 443명이 살았다. 그러나 같은 해 개발을 위해 섬이 폭파되면서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었다. 이후 인간의 출입이 사라진 밤섬은 자연의 시간 속에서 스스로 생태계를 회복했고 2012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며 서울 도심 속 생태 보존의 핵심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시는 파괴 이후 되살아난 섬의 역설적 시간을 예술가들의 기록과 작업을 통해 조명하며 관람객에게 “밤섬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사라진 섬의 흔적과 복원의 흔적이 겹쳐지는 과정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도록 이끈다.
영등포문화재단은 문화도시 영등포의 특성화 사업으로 진행해온 ‘도시수변문화 사업’을 올해 밤섬 중심으로 확장했다. 밤섬이 가진 생태적 가치와 역사성을 기반으로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을 구축하며 도시 정체성을 강화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개막식에서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예술가들의 다양한 시선으로 복원된 밤섬의 역사와 기록을 마주할 수 있어 뜻깊다”고 말하며 “주민과 행정, 전문가가 협력해 밤섬의 가치를 더 널리 알리고 지속 가능한 보존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건왕 영등포문화재단 대표이사 역시 “이번 전시는 사라진 섬의 기억을 예술로 되살린 의미 있는 작업”이라며 “밤섬을 단순한 풍경이 아닌 관계를 맺어야 할 생태적 이웃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밤섬을 중심으로 한 생태문화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시민 참여를 확대하며 수변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