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스페이스 공감’이 한국 인디음악 30년을 돌아보는 장기 기획 다큐멘터리 ‘파이오니어 시리즈’를 21일 처음 공개한다. 1995년 이후 독립적 음악 실험을 이어 온 주요 뮤지션 10팀의 여정을 따라가며 한국 대중음악 지형 변화의 중요한 순간들을 다시 짚는다.
한국 인디음악의 30년을 체계적으로 재조명하는 EBS ‘스페이스 공감’의 특별 기획 다큐멘터리 ‘파이오니어 시리즈’가 11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한다. EBS는 “좋은 음악을 통해 관객과 진정성 있게 소통해 온 프로그램의 방향을 유지하면서, 인디 신의 성장을 기록하는 또 하나의 장을 열고자 했다”고 밝혔다.
2025년은 한국 인디음악 역사에서 상징적인 해다. 1995년 홍대 일대 라이브 클럽을 중심으로 독립 음악 생태계가 뿌리를 내린 이후, 무수한 실험성과 자생적인 창작 활동이 오늘의 인디 신을 구축해 왔다. ‘스페이스 공감’ 제작진은 30년이라는 긴 흐름 속에서 음악적 전환점을 만들어 온 인물들을 ‘파이오니어’로 정의하고, 그들의 창작 세계를 다각도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구성했다.
다큐멘터리는 크라잉넛, 자우림, 더 콰이엇, 장영규, 바밍타이거 등 10팀의 뮤지션을 중심으로 각자의 음악적 성장, 장르 실험, 당시 현장 분위기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이들이 발표한 노래 가운데 음악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곡을 선정해 새롭게 담은 라이브 영상도 포함되어 있다. 제작진은 “단순한 회고를 넘어 지금의 음악 환경을 만들었던 창작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 공감’은 지난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 프로젝트를 진행해 시청자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당시 선정된 스무 팀의 명반을 심층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음악 기록물 제작에 대한 EBS의 역할이 재확인됐는데, 이번 기획 역시 축적된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적 의미와 음악적 성취를 균형 있게 담아내는 방향으로 구성했다.
올해 진행된 사전 행사도 눈길을 끌었는데, ‘파이오니어 시리즈’의 프롤로그 성격으로 마련된 전시는 노들섬 노들 갤러리에서 약 20일간 열렸다. 인디음악 30년의 맥락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음반 자료, 공연 포스터, 영상 기록 등을 전시해 약 5천 명이 직접 찾았고, 이어 9월 7일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열린 야외 특별 공연에는 2천여 명의 관객이 모여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확인했다.
제작진은 “전시와 공연을 통해 다양한 세대의 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이 특히 의미 있었다”며 “TV 다큐멘터리는 이러한 흐름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리즈는 뮤지션의 인터뷰와 무대, 당시 활동을 기록한 자료 화면을 자연스럽게 엮어 인디음악의 형성과 변화를 따라간다.
한국 인디 신의 주요 장면을 다시 짚어보려는 이번 기획은 단순 명사적 기록이 아닌, 창작자들이 어떤 배경과 동기로 음악을 이어 왔는지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90년대 후반의 언더그라운드 열풍부터 온라인 기반 음악 유통의 확산, 최근 장르 경계가 희미해진 실험적 흐름까지 세대별·시대별 변화도 함께 다루며, 독립 음악이 한국 대중음악 전반에 끼친 영향을 분석적으로 보여준다.
‘파이오니어 시리즈’는 11월 21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2시 EBS 1TV에서 방송된다. EBS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인디음악이 걸어온 30년을 기록하고, 새로운 세대가 그 역사를 다시 해석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