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세계 최초로 단일세포 내에서 C4 광합성을 수행하는 식물 ‘비에너티아(Bienetia sinuspersici)’의 유전체를 해독하며 기후 적응형 작물 개발을 위한 핵심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비에너티아는 한 세포 안에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두 종류의 엽록체가 존재해 C3와 C4 광합성이 동시에 일어나는 독특한 체계를 지닌 식물로, 염분이 높은 사막 환경에서도 생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2018년부터 비에너티아의 분자적 광합성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유전체 분석을 진행해 총 9개 염색체, 3.61Gb 규모의 염색체 수준 유전체 지도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4만 465개의 단백질 암호화 유전자가 주석화됐으며, 높은 완성도 지표를 바탕으로 해당 유전체는 단일세포 C4 광합성 연구의 표준 자료로 인정받았다. 사람 유전체보다 약 1.18배 크고 유전자는 두 배 이상 많아 생리·대사적 적응을 뒷받침하는 폭넓은 유전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유전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세포 내 이산화탄소 농축과 저장, 에너지 전환 과정의 분자적 원리를 규명했다. 특히 잎 발달 단계별 전사체 분석을 통해 베타-탄산무수화효소(BsCAβ2)의 기능을 밝혀냈으며, 이를 활용한 광합성 효율 향상 기술을 개발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또 고농도 염분 환경에서도 생육을 유지하는 소듐 수송체 유전자(BsHKT1;2)의 기능을 확인해 염분 저항성 작물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성과는 네이처 포트폴리오 계열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데이터(Scientific Data)’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분석에 사용된 원시데이터와 유전체 조립 데이터는 국제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돼 전 세계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됐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성과가 벼와 콩 등 주요 작물의 기후 적응형 육종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