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4년, 미국의 흉부외과 의사 헨리 하임리히(Heimlich) 박사는 한순간의 질식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비극을 막기 위해 새로운 응급 처치법을 발표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매년 4천 명 이상이 음식물이나 이물질에 의한 기도 폐쇄 사고로 사망하고 있었다. 하임리히 박사는 이를 막기 위해 명치와 배꼽 사이 복부를 강하게 밀어 올려 공기 압력으로 이물질을 배출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간단하면서도 과학적인 응급 처치는 곧 ‘하임리히법(Heimlich Maneuver)’으로 불리며 전 세계 응급 구조 표준 지침으로 자리 잡았다.
가족이 함께 모이는 식사 자리, 특히 어린아이가 음식을 급하게 삼키거나 웃으며 먹을 때 질식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난다. 명절이나 생일 파티처럼 시끄럽고 분주한 상황에서는 아이의 이상 신호를 놓치기 쉽다.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을 작게 썰고, 천천히 조용히 먹도록 지도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아이의 기도가 막혔다면 즉각적인 응급 조치가 생사를 가른다. 1세 미만의 영아는 아이의 얼굴이 아래를 향하도록 팔 위에 엎드리게 한 뒤, 손바닥으로 어깨뼈 사이를 5회 강하게 두드린다. 이후 아이를 바로 눕혀 젖꼭지 아래를 두 손가락으로 5회 빠르게 눌러준다. 이 두 동작을 이물질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1세 이상 소아나 성인은 하임리히법을 적용한다. 환자의 등 뒤에 서서 한 손은 주먹을 쥐고 다른 손으로 감싼 뒤, 배꼽과 명치 사이 복부에 대고 위로 강하게 밀어 올린다. 이물질이 배출될 때까지 반복하며, 필요시 등을 두드리는 보조 동작을 병행할 수 있다. 단, 입속 이물질이 ‘보일 때만’ 손가락으로 제거해야 하며, 보이지 않는 경우 손을 넣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
임산부나 비만 환자에게는 복부 압박 대신 가슴 부위를 밀어 올리는 흉부 압박법을 적용해야 한다. 응급 조치 후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폐 손상이나 기도 부종 등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하며, 귀가 후에도 구토, 경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재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기도 폐쇄는 나이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위급 상황 이라며 하임리히법 숙지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생명지식 이라고 강조한다. 단 한 번의 침착한 압박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