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잔의 꽃차에서 시작된 기록의 여정
지난 2주 동안 오랜 시간 마음속에 품어왔던 ‘자서전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이름은 「꽃차가 건네는 나의 자서전 – 평범한 삶이 꽃처럼 피어나다」.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오래 준비해온 꿈의 첫걸음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평범한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자서전을 써내려가는 과정 속에서, 한 잔의 꽃차가 마음을 여는 매개가 되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국화, 장미, 아카시아, 메리골드, 수레국화처럼 각기 다른 향과 꽃말을 따라 참여자들이 자신의 인생을 천천히 돌아보게 하는 일. 그것이 이 프로그램이 가진 본질이다.
꽃차를 통해 기억의 문을 열고, 기록을 통해 자신을 마주하는 경험. 결국 이 모든 것은 한 사람의 삶이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시간이다.
노력의 결실, 손끝에 닿은 감정의 무게
지난 2주간의 시간은 오롯이 이 프로그램에 집중되었다. 제안서, 강사 프로필, 참여자 활동지, 포트폴리오, 기타 참고자료까지. 하나의 완전한 체계를 세우기 위해 매 순간을 쏟았다.
마지막으로 복사집에서 인쇄본 5권을 받아들던 순간, 손끝으로 전해지는 감촉이 남달랐다. 그동안의 고민과 열정이 종이 위에서 형태를 얻은 듯했다. 책상 위에 다섯 권의 인쇄본을 올려놓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그 짧은 문장이 모든 시간을 압축했다. 온전히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며 보낸 시간, 하루하루가 의미로 채워졌던 그 과정 자체가 이미 행복이었다.
먼저 써보고, 먼저 느끼며 만든 프로그램
필자는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전에 직접 그 과정을 체험했다. 꽃차를 우려내어 마시며, 활동지에 글을 적고, 원고를 다듬고, 인쇄까지 마쳤다. 글을 쓰는 감정의 변화, 한 장을 채워갈 때의 묘한 충만함, 그리고 완성된 결과물을 손에 쥐었을 때의 따뜻한 무게. 이 모든 경험이 프로그램의 세부를 정교하게 다듬게 했다.
그래서 지금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이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이다.”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출발점
그럼에도 두려움은 있다. 강의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 강사로서, 기관으로부터 아무런 회신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스며든다. “이 프로그램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준비한 이 시간이 헛되지는 않을까.”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분명한 확신이 피어난다. 이 시간을 헛된 노력이라 부르기에는 그만큼 뜨겁게, 진심으로 임했기 때문이다.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좋아하는 일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딛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이미 충분한 이유가 된다.
작은 씨앗이 피워낼 꽃의 향기
이제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된다. 오산을 시작으로 인근지역의 동사무소, 복지관, 도서관에 프로그램을 제안할 예정이다. 언젠가 그 공간에서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가 꽃처럼 피어나는 장면을 직접 보고 싶다. 두려움보다 큰 것은 설렘이다.
이 길의 끝을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끝이 어떤 형태든 의미 없는 결과는 없을 것이다. 한 잔의 꽃차가 사람의 마음을 열고, 그 마음이 글이 되어 세상에 피어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꽃차가 건네는 나의 자서전」은 아직은 작은 씨앗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준비된 씨앗은 반드시 자신만의 계절을 맞는다. 이 프로그램이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향기 속에서, 필자 자신의 평범한 삶 또한 조금씩 피어나고 있다.
꽃차 한 잔의 온기로 시작된 기록의 여정이 이제 누군가의 이야기를 품은 책으로 완성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책상 위에는 따뜻한 메리골드차 한 잔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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