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선 미끄럼틀보다 나뭇잎이 더 재밌어요.”
과천시 에어드리공원 한쪽에서 책을 들고 놀던 아이가 웃으며 말했다.
책과 숲이 함께 있는 ‘숲속 책마을 놀이터’. 인공구조물 대신 나무 그늘과 흙길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이끄는 공간이다.
이 놀이터와 의정부시의 ‘하늘빛 어린이공원’이 행정안전부 ‘2025년 우수 어린이놀이시설’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전국 8만 4천여 개 중 단 8곳만이 선정된 자리다. 그 안에 두 개의 경기도 놀이터가 포함됐다.
과천의 숲속 책마을 놀이터는 ‘책과 숲’을 주제로 아이들은 이야기정원에서 책을 읽고,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며, 모래 위에서 친구와 상상놀이를 펼친다.
줄타기 체험장과 분수 놀이터가 이어져 있지만, 중심에는 늘 ‘자연’과 ‘호기심’이 있다.
정기적인 안전점검과 전문관리 체계를 통해 아이의 감성과 창의력을 키우는 배움터 ‘자유로움 속의 안전’이 구현됐다.
의정부시 ‘하늘빛 어린이공원’은 지역 사회단체의 후원으로 단지 주민이 함께 조성하고, 아이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디자인에 참여했다.
캐릭터 벽화가 둘러싼 놀이터는 방과 후 아이들의 아지트이자, 어른들의 산책로이기도 하다.
이곳은 ‘놀이터=세대가 만나는 공간’이라는 철학을 담고 벤치에서 대화를 나누는 어른들, 캐릭터 그네를 타는 아이들, 나무 그늘 아래서 책을 읽는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전국의 어린이놀이시설을 평가해 우수시설을 선정한다.
올해는 전국 46곳의 후보 중 8곳만이 최종 선정, 경기도는 두 곳 모두 안전성과 창의성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기도는 이번 선정을 계기로 도내 어린이놀이시설 전반의 안전관리 체계 강화와 창의적 공간 설계 확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종돈 도 안전관리실장은 “놀이공간의 우수성이 도민의 신뢰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어린이가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도시가 성장할수록 아이들은 콘크리트 사이로 몰리고, 놀이터는 작아지지만 과천과 의정부의 사례는 그 반대의 길을 보여준다.
숲과 하늘, 책과 대화가 있는 놀이터 그곳에서 아이들은 ‘도시 속 자연’을 다시 만난다.
놀이기구 대신 ‘이야기’를 놓고, 철제 펜스 대신 ‘바람’을 두른 두 개의 놀이터는 우리에게 묻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