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 지수가 연이어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던 코스닥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주가 상승 폭이 비교적 작았던 바이오, 로봇, K-컬처와 같은 코스닥 섹터에서 투자 순환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으로 유입되는 해외 투자 자금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 11월 4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31% 상승한 926.57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10월 31일 900선을 넘어선 이후 3거래일 연속 1%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는 주요 동력은 바로 해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입니다.
특히, 10월 27일부터 11월 4일까지 최근 7거래일 동안 해외 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총 1조 1,220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수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코스닥 지수는 4.92% 상승하여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4.57%)을 상회하며 그동안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흐름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나타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격차 축소 기대감
그동안 해외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6월부터 10월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1조 4,668억 원을 순매수하는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는 782억 원을 순매도하며 양 시장 간의 투자 비중에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두 지수 간의 가치 격차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습니다. 하나증권 분석에 따르면 11월 3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코스닥 지수의 4.62배로, 과거 최대 격차였던 2011년 6월의 4.5배를 넘어선 바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해외 자금이 코스닥 시장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코스피 지수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도달하면서 대형주 중심의 차익 실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대형 이벤트 소화 이후 유가증권시장의 차익 매물이 출회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가증권시장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코스닥 시장의 업종들이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목받는 코스닥 유망 섹터, 바이오, 로봇, K-컬처
실제로 최근 7거래일간 해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종목들을 살펴보면, 그동안 큰 상승 폭을 기록했던 대형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SK하이닉스(4조 3,572억 원), 한화오션(3,743억 원), 현대차(3,467억 원), 현대건설(2,228억 원), HD현대일렉트릭(1,767억 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반면, 해외 자금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바이오, K-컬처, 에너지저장장치(ESS) 업종에 집중적으로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매수하는 종목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알테오젠(3,112억 원, 순매수 1위), 디앤디파마텍(1,219억 원, 3위), 리가켐바이오(502억 원, 6위), 지투지바이오(334억 원, 9위), 올릭스(312억 원, 10위)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6월부터 11월 4일까지 24.98% 상승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같은 기간 반도체(95.1%), 기계장비(76.97%) 등 다른 업종의 상승률에 비해 낮은 수치입니다. 이 때문에 향후 헬스케어 섹터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오 외에도 로봇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1,633억 원, 2위)와 로보티즈(758억 원, 4위), K-컬처 관련주인 파마리서치(693억 원, 5위)와 JYP엔터테인먼트(495억 원, 7위), ESS 관련주인 서진시스템(339억 원, 8위) 등도 코스닥 시장에서 해외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 대상이 되었습니다. 또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반도체 등 대형주의 차익 실현 속에서도 ESS 사업을 통해 주목받는 LG에너지솔루션(2,110억 원), 삼성SDI(1,193억 원) 등 2차전지 종목은 매수세를 유지했습니다.
KB증권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주 등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바이오 등 코스닥 종목들이 가치 균형을 맞추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택호교수(수원대)도 “로봇 업종의 경우 최근 단기적으로 급등한 종목들이 적지 않으므로 투자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