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상담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저 돈복이 있나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는 이들도 있고, “요즘 투자해도 괜찮을까요?”라며 슬쩍 떠보는 이들도 있다. ‘재물’은 누구에게나 민감한 주제이고, 사주명리는 이와 관련된 뚜렷한 구조를 갖고 있다.
사주에서 돈은 '재성(財)'이라 불린다. 이 재성은 단순히 '돈이 많은가'를 보는 요소가 아니다. 내가 세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자원을 얻고 다루는지를 말해준다. 재성은 ‘버는 능력’과 ‘소유의 방식’을 모두 포함한다.
재성이 강한 사주는 재물과 인연이 많다. 스스로 자원을 끌어들이는 성향이 있고, 상업적 감각이 발달해 있다. 반대로 재성이 약하다고 해서 돈을 못 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돈이 들어오는 구조가 직접적이지 않거나, 관리에 더 집중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건 ‘돈이 들어오는 사주’가 아니라 ‘돈을 다룰 수 있는 사주’다.
더 깊이 들어가면 ‘편재’와 ‘정재’의 구분도 있다. 정재는 정직하고 꾸준한 수입, 월급과 같은 구조를 의미하고, 편재는 갑작스럽거나 외부에서 유입되는 자산을 뜻한다. 투자·창업·상속처럼 비정기적이고 빠르게 유입되는 돈이다. 이 구조에 따라, 같은 1억이라도 ‘어떻게’ 벌게 될지의 그림이 다르다.
하지만 사주가 말해주는 돈복은 ‘있다/없다’가 아니다. 그것은 재물에 대한 ‘관계 방식’이다. 돈이 삶의 중심인지, 수단인지. 재물을 바라보는 태도는 사주 안에 이미 들어 있다. 돈이 많아도 불안한 사람, 많지 않아도 여유로운 사람. 그 차이는 액수보다 기운에서 비롯된다.
이제는 단순히 ‘돈이 들어올까요?’라는 질문보다 ‘내가 돈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묻는 시대다. 사주는 여전히 그 답을 주진 않지만, 적어도 그 물음을 향한 방향을 가리키는 데 있어선 꽤 정확한 나침반이 된다.
돈복은 타고나는 게 아니다. 타고난 재성을 어떻게 의식하고, 현실에 맞게 운용하느냐가 진짜 돈복이다. 사주는 그 운용의 실마리를 알려주는 도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