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규제에 '풍선효과'…빌라 시장 반사이익

신통기획·모아타운 기대감에 마포구 거래 증가세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 제동이 걸리자,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비껴간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특히 재개발 가능성이 높은 서울 마포구 일대에 투자 문의가 증가하며, 비(非)아파트 주택이 대체 투자처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자금조달과 실거주 요건이 강화된 아파트 시장에 대한 수요가 빌라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아파트에만 LTV(주택담보대출비율) 40%를 적용하고, 실거주 요건도 부과했다. 반면 다세대·연립주택, 오피스텔 등은 기존처럼 LTV 70%가 유지되고 실거주 요건도 면제됐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빌라가 규제 회피 수단이 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6월 4052건, 7월 4011건으로 두 달 연속 4000건을 웃돌았다. 이는 2022년 5월 이후 3년 2개월 만의 최대치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량은 9518건에서 8485건으로 약 10.8% 줄어들었다. 아파트 규제가 빌라 수요를 자극한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재개발 사업 기대감이 높은 마포구 일대가 주목받는다. 아현·염리·공덕·신수동 일대는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또는 모아타운 대상지로 지정됐거나 검토 중이다. 해당 지역은 노후 저층 주택이 밀집한 지역으로, 도심형 정비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향후 재개발을 통한 시세 상승이 예상된다.

 

현장에서는 투자 수요 유입이 감지되고 있다. 마포구 내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아현·신수·공덕 일대 노후 다세대 매물에 대한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아파트 매입이 부담스러운 중장기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모아타운 역시 빌라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모아타운은 인접한 소규모 노후 주택지를 통합 정비하는 제도로, 조합 설립 간소화, 사업 기간 단축 등의 장점이 있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구역을 중심으로 사업 속도에 따라 시세차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편, 같은 비(非)아파트 주택임에도 오피스텔은 반사이익이 제한적이다. 상업용 성격이 강해 주택 수요 정책의 수혜에서 벗어나 있으며, 재개발 가능성도 낮은 탓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분기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0.11% 상승에 그쳤고, 거래량은 248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반면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는 같은 기간 0.70% 올라, 전년 동기(0.20%)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빌라 시장의 확장성에 주목하면서도,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정비사업 지정 여부나 사업성, 주민 동의율 등 실현 가능성이 낮은 지역에 진입할 경우 장기화 또는 무산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정부와 서울시는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저층 주거지 정비를 강화하고 있어, 빌라는 중장기적으로 정책 수혜가 가능한 투자 대상”이라며 “다만 ‘시간 싸움’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입지·사업성·행정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성 2025.10.27 13:54 수정 2025.10.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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