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30일부터 사망보험 가입자도 55세 이후에는 사망보험금을 연금처럼 미리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기존에 ‘사후 지급’ 중심이던 생명보험 구조가 생전 소득 보완형으로 전환되는 첫 제도적 변화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사망보험금을 생전 수령 형태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초기 단계에서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KB라이프 등 5대 생명보험사가 우선 도입한다.
이번 조치로 해당 보험사에 가입한 고객은 55세 이후 사망보험금을 연금처럼 나누어 받을 수 있게 된다. 보험사들은 이미 관련 계약을 보유한 고객에게 23일부터 문자 또는 카카오톡을 통해 개별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1월 2일까지는 나머지 생명보험사들도 순차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며, 제도 전면 시행 시 전체 적용 대상은 약 75만9000건, 총 가입금액은 35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가 ‘사후보장 중심’이던 생명보험 시장을 ‘생전활용형 보험’으로 바꾸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노후 자금이 부족한 중장년층에게는 사망보험금을 일정 부분 조기 수령해 생활자금이나 의료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사망보험금을 조기 수령할 경우 최종 지급금이 줄어들 수 있어 개인의 재정 상황에 맞는 판단이 중요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연금 전환
시 지급 시기와 방식은 개인의 선택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며 “금융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돕기 위해 관련 상담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이번 제도가 ‘보험의 유연성’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본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사망 시점 이후만을 보장하던 보험에서, 생애주기 전반을 지원하는 형태로 발전하는 과정”이라며 “고객 중심의 상품 설계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변화는 보험을 단순한 ‘위험 보장’에서 ‘생활 보조 소득원’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제도 운영 결과를 점검하며 향후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과의 연계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