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가을은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세상을 물들이는 계절이다. 이 낭만적인 풍경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여행 충동을 부채질한다. 일상에 지친 우리 영혼은 재충전이 필요하고 새로운 영감을 갈망하게 된다.
우리 인간은 생명체이기에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이 필연적인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 호흡하는 하루 히루는 감사할 뿐이다. 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에게 항상 햇빛 비치는 좋은 날만 있지는 아닐 것이다. 때로는 웬지 우울하고, 빈둥지의 외롬이 찾아 들고, 하는 일마다 매듭이 풀리지 않고, 마음에 아픈 상처로 시름 하기도 한다. 일상이 캄캄하고 무기력함을 느낄 때, 우리는 주저하지 말고 새로운 여행을 떠나야 한다. 그곳에서 얻은 활력과 영감은 남은 인생을 더욱 빛나게 할 것이다. 또한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 될 것이디.
나는 여행이야말로 우리 삶에 최고의 처방전 ‘인생의 종합 비타민’ 이라 생각한다. 여행은 단순한 떠남이 아니라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믿는다. 낯선 곳에서 나를 발견하고 넓은 세상을 이해하며, 더 나은 삶을 설계하게 해주는 마법과 같은 경험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두 동기생의 일상에 마음이 쏠린다. 한 동기는 일년내내 겨울이 없다. 기온이 떨어지면 베트남 다낭 해변으로 살림을 옮겨, 푸른 파도를 타고 자연과 교감하며, 서핑의 짜릿한 순간을 즐기며 신선처럼 지낸다.
그런가 하면 다른 동기는 밤낮 50일간 캠핑카로 유럽 전역을 누볐다. 남은 인생을 통째로 지구상 100여 곳을 찾아 트래킹과 한 달 살기로 마음을 다졌단다. 3년째 나홀로 여행에 몰입 중이다. 가끔 새로운 곳에서 여행 동반자를 만나 로맨틱한 여정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한다. 두 사람 모두 또래 보다 열 살은 훨씬 젊어 보인다. 여행의 종합 비타민이 노화의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다 보니, 나는 지구상 40여국 이곳저곳을 둘러볼 참 좋은 기회를 가졌다. 나의 오감과 사고 능력을 키워주는 자산이 되고 있다. 특히, 그 여정 속에 만난 대자연의 위대함과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내 인생에 자극과 감동이었다.
지난날 여행을 회상하며 가장 깊숙이 인상에 새겨진 여행지를 되돌아본다. 캐나다와 미국 국경 지역에 1800여개의 크고 작은 섬이 보석처럼 뿌려져 있는 ‘천개의 섬(Thousand IsIands)’. 섬마다 곱게 물든 단풍과 웅대한 저택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절경은 한폭의 수채화였다. 세상의 모든 시름이 멈추고 마음의 고요와 평화로움에 눈이 저절로 감겼다.
세계 3대 미항인 호주 시드니는 두 번 찾았다. 처음엔 크루즈를 타고 물 위에서 전경을 조망하고, 두 번째 여행은 헬리곱터를 20분간 탔다. 해안선을 따라 시드니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오페라 하우스. 하버브리지, 에메랄드 빛 바닷물이 주는 풍경은 넋을 빼앗길 정도로 아름다웠다. 돌고래 떼를 보기도 하고, 하버 브리지 314미터 높이를 안전줄에 고리를 끼고 수직으로 걸어 올라가는 체험은 오금을 저리는 듯한 희열을 안겨 주었다.
가장 벅찬 경험은 나이아가라 폭포였다. 거대한 광음과 무지개 색깔을 띤 물보라 속으로 우비를 입고 유람선을 타고 돌진했을 때 느꼈던 짜릿한 감동은 대자연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껴안는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용의 뜻을 가진 베트남 하롱베이 (Ha Long Bay). 세계 7대 비경 중 하나다. 1900여개 석회암 봉우리들이 안개 속에 신비롭게 솟아 있는 모습은 마치 그림 같은 엽서를 보는듯한 감동을 선사했다. 선상 위 다금바리회는 보기드문 진미였다.
뉴욕 랜드마크 자유 여신상. 노르웨이 설국 기차여행과 자연 그대로의 피오르도 절경. 스위스 레만 호수의 제트 분수와 그 뒤로 펼쳐진 웅장한 알프스 산맥. 기암괴석으로 돌 숲을 이룬 중국의 석림은 상상을 초월하는 완벽한 아름다움이었다.
이 모든 위대한 대자연 앞에서 나의 존재는 겸허해졌고,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경이로운지 일깨움을 주었다.
인생은 ‘하얀 도화지’ 라 말한다. 자기 삶의 값진 가치를 맘껏 흰 도화지에 그려 갈 수 있다. 여행을 통해 얻은 자아 발견과 영감과 경험을 인생의 새로운 가치로 창조하여 차곡차곡 담아가자. 자, 이 가을날 어디론가 미지의 땅으로 떠나자.
양홍석
전)문화체육관광부 일반직고위공무원
전)2014인천아시안게임 행사본부장
전)강원랜드 카지노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