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을 기록하는 첫 걸음
나는 언젠가 ‘전통찻집문화북카페’를 열고 그 공간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교실을 운영하며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한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다른 사람의 자서전을 읽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선택한 네 권의 책 중 첫 번째가 바로 『각자의 별, 누구나의 서사』였다. 이 책은 성공한 인물들의 영웅담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스스로의 삶을 써 내려간 기록이다. 그 평범함이 오히려 특별했고, 삶의 진짜 무게가 느껴졌다.
잠 못 이루던 새벽의 완독
10월 1일부터 매일 30분씩 천천히 읽기로 했지만, 뜻밖의 계기로 완독하게 되었다. 10월 4일 새벽, 몸이 가려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잠 대신 책을 펼쳤고, 결국 밤을 지새우며 끝까지 읽었다. 피곤했지만, 마음은 묘하게 평온했다. 책 속에는 성우학원 강의실에서 시작된 작은 모임과 여섯 명의 작가가 있었다.
그들은 사회적 명성을 가진 이들이 아니었다. 그저 각자의 삶을 솔직하게 기록하고, 오디오북으로 남긴 평범한 사람들. 그러나 그들의 서사는 조용히 내 마음을 울렸다. “삶을 기록한다는 건, 결국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 문장이 새벽 공기 속에 오래 맴돌았다.
자서전의 새로운 정의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자서전이 반드시 인생의 연대기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삶 전체를 쓰지 않았다. 대신 단 한 장면, 한 시절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풀어냈다. 그 한 장면 안에 인생 전체가 응축되어 있었다. 그들의 서사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진정성이 있었다.
그 진정성은 화려한 업적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미 16년 동안 매일 다이어리/일기를 써오고 있다. 그것이 곧 나의 자서전의 밑그림이 아니겠는가.” 기록은 나의 삶을 붙잡아두는 힘이며, 그 힘이야말로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식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서사
나는 늘 이렇게 정의해왔다. “평범한 사람의 자서전은 성공의 기록이 아니라 삶의 증거이며, 후세와 자신에게 남기는 선물이다.” 이번 독서를 통해 그 확신이 더 단단해졌다. 책 속의 여섯 명은 거대한 업적을 남기지 않았지만, 모두 자기만의 별을 품고 있었다. 그 별은 누군가에게 닿지 않아도 빛났다.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웠다.
세상은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조용한 이야기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함께 던지는 질문
우리는 매일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을 기록하는 일에는 서툴다. 누군가의 전기는 쉽게 읽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삶을 글로 남기려 하면 주저한다. 하지만 기록하지 않으면 이야기는 사라진다. 나조차도 내 부모, 내 조부모의 삶을 온전히 알지 못한다. 삶은 기록될 때 비로소 존재한다. 당신의 하루는 어떤 문장으로 남고 있는가. 그 기록이 곧 당신의 서사가 될 것이다.
이야기 없는 인생은 없다. 다만 기록하지 않을 뿐이다.
『각자의 별, 누구나의 서사』는 내게 자서전을 쓰는 이유를 다시 알려준 책이다. 기록은 특별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는 서사가 있고, 그 이야기는 언제나 누군가에게 빛이 된다. 언젠가 내가 열게 될 ‘전통찻집문화북카페’에서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이고, 그 이야기들이 책으로 엮여 또 다른 별이 되어 떠오르길 바란다.
모두의 삶은 이미 한 편의 서사다. 다만, 그 이야기를 쓰는 용기만 남아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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