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당신도 이미 노리고 있다”

“AI까지 동원된 신종 수법, 목소리도 얼굴도 진짜처럼 속인다”

“예방보다 대응이 늦다. 금융기관과 개인의 허술한 보안 인식”

보이스피싱은 이제 ‘누군가 당하는 일’이 아니라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약 9,800억 원에 달했다. 

 

단순히 노인층이나 디지털 약자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 초년생, 직장인, 심지어 공무원까지 그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기술은 진화했고, 범죄의 방식도 함께 발전했다. AI가 목소리를 복제하고, 영상까지 위조하는 시대에, 피해자는 단 몇 초 만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보이스피싱은 더 이상 금전적 피해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불신을 조장하는 ‘디지털 범죄의 그림자’로 자리 잡았다.


 

[사진: 보이스피싱 사례들 모습, 챗gpt 이미지]

 

최근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이스피싱이다. 단순 음성통화 사기를 넘어, AI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피해자의 가족이나 지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그대로 재현한다. “엄마, 급하게 돈이 필요해”라는 메시지는 이제 문자나 전화가 아니라, 영상통화로 온다.


2025년 초 서울의 한 직장인은 실제로 ‘아들 얼굴’을 한 AI 딥페이크 영상통화로 인해 5,000만 원을 송금했다. 통화 종료 후 경찰을 통해서야 그 영상이 가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범죄조직은 SNS에서 수집한 사진과 음성을 바탕으로 ‘AI 복제 인물’을 만들어내며, 범죄의 접근성과 정교함이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했다. 과거엔 음성으로만 속이던 사기범들이 이제는 ‘진짜 같은 영상’을 무기로 피해자의 신뢰를 완벽히 빼앗고 있다.


 

정부와 금융권은 다양한 보이스피싱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실효성은 여전히 낮다. 금융감독원은 2025년 상반기 ‘AI 음성 사기 경보’를 발령하며 은행 창구에서 신분 확인 절차를 강화했지만, 대부분의 피해는 모바일 뱅킹과 비대면 송금 과정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의 70% 이상이 “보이스피싱이 의심되지 않았다”고 진술한 이유는, 범죄자들의 접근 방식이 너무 ‘일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실제 금융기관 번호를 도용한 스미싱 문자나, 공공기관을 사칭한 인증 절차 요청은 이미 자동화되어 있으며, AI 챗봇이 실시간으로 응답을 주고받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결국 기술의 진보가 범죄의 진보로 이어지고, 개인의 ‘보안 경각심’이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 피해는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이스피싱은 개인의 부주의가 아니라, 시스템의 취약점을 노린 사회적 범죄”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단순한 경고나 주의 캠페인을 넘어, 금융기관과 통신사, 정부가 함께 데이터 기반의 탐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AI가 범죄에 이용되는 만큼, AI로 탐지하는 시스템 또한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통화 패턴·음성 분석을 통해 비정상적인 통화를 자동 차단하는 기술이나, 송금 전 자동경고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또한 개인 차원에서도 ‘의심부터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전화나 영상통화, 문자로 금전 요구가 있을 경우 “직접 확인하고, 다시 전화하는 습관”이 피해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보이스피싱은 더 이상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모든 사용자가 ‘잠재적 피해자’가 되었고, 범죄의 방식은 인간의 신뢰를 완벽히 흉내 내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제는 피해 이후의 대응이 아니라, 피해 이전의 차단과 경각심이 절실하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가장 큰 위험이다. 누구나 노릴 수 있고,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시대… 보이스피싱은 이미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다.

 

 

 

 

 

 

작성 2025.10.19 23:36 수정 2025.10.1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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