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Consciousness)은 맥락에 따라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 심리학적 의미에서의 의식과 문화적으로 바라보는 의식이 있다. 의식을 더 넓게 확장해보면 철학적인 의식과 물리학적인 의식이 있고, 신경과학과 종교에서 바라보는 의식도 나름대로 주장하는 영역이 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의식은 몸, 생각, 감정 등을 인식하고 느끼는 정신적 상태이다. 예일(Yale)대학교에서 발표한 논문에서는 “감각을 연결하는 깊은 뇌 영역을 밝힌 연구"를 하였는데 시각, 청각, 미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 자극이 중뇌(각성 체계) 및 중앙시상(중심부) 같은 깊은 뇌 구조를 동시에 자극하고, 이들이 의식(consciousness)과 관련된 체계로 동작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논문이 의미하는 것은 감각 입력이 단순히 감각 피질에 머무르지 않고, 감각들이 합쳐져 의식의 중심 구조를 활성화한다는 것이고, 이러한 과정으로 “감각 → 의식” 연결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사람의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IQ/EQ가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수치로 인간을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이를 거부하는 사람도 많다. 종교와 철학에서는 삶의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교육과 생활을 통해서도 삶의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더 행복하기 위해 더 쟁취하려고 하고 더 많이 수용하려고 한다. 이러한 결실이 쌓이면 의식의 척도로 표현될 수 있다. 의식은 인간의 본질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운용되는 역량의 총합으로 발현된다.
맛을 추구하는 것은 행복을 경험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맛의 느낌은 평생 경험되면서 누적된다. 교육과 생활을 통해서 얻은 지적인 역량과 세상의 권력 그리고 경제생활로 축적된 개인의 자산도 행복을 위함이다. 행복의 느낌은 몸과 마음에 축적된다. 이러한 행복은 의식으로 측정된다. 그래서 의식은 행복의 결실에서 찾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 고정관념이 강력해진다. 이때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올바르게 흡수되기 어렵다. ‘뇌의 신경가소성(plasticity)과 민감기’ 관련 연구에서는 감각 경험이 풍부한 시기에 뇌 회로가 더 유연하게 구성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예컨대 감각 자극이 줄어드는 성인기 이후에는 새로운 자극에 대한 반응성과 적응력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는 청소년기 이후로는 뇌가 덜 유연해지므로, 이 시기에 감각과 인식 훈련(맛을 통한 감각 훈련 등)을 하면 의식 진화에 유리하다는 것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연결된다. 맛의 인식에 따른 획기적인 효과이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기본의 지식과 정보를 바꾸려면 내 안에 쌓인 지식과 정보를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지식과 정보가 많아 마음이 바뀌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나이가 들면 의식이 높아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청소년기에 의식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수용하고, 습관적인 생활에 반영하면 의식 진화는 생활 속에서 펼쳐질 수 있다. 의식 진화는 감각과 감정 그리고 언어와 주의를 통합해야 가능하다. 이러한 과정을 각각 활성화하면 통합의 힘이 발현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의식 진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주니어 미식가들이 맛을 인식하는 방법을 제대로 활용하면 감각, 감정, 언어, 주의가 통합된다. 주니어 미식가들은 의식 진화에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맛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감각을 활용하고, 이로 인한 감정을 확인해서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한다. 이러한 과정은 집중의 역할이 주도한다. 최근 연구 "인간 뇌의 맛 정보 해독"(Xia, Yang 등, 2023)에서는 미각 자극 시 뇌의 전기신호(EEG 패턴)를 해독하여 어떤 맛인지 구분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제시했다. 이 연구의 의미는 맛을 인식하는 뇌 활동이 단순히 무의식적 감각 반응만이 아니라, 집중 상태나 인지 처리가 반영된 신호로도 해독 가능하다는 근거가 된다. 즉, 감각 → 감정 → 집중 → 표현 과정을 신경 신호 수준에서도 설명할 수 있다.
맛을 즐기는 것은 의식을 향상할 수 있는 고급 놀이이다. 이렇게 맛을 즐기면 의식 진화에 연결된다. 맛의 인식에 따른 획기적인 효과이다. 미식가들이 세계적으로 예우를 받는 것은 이러한 과정이 내면에서 작용하고 있어서이다. 그런데 성인들의 미식가 교육은 너무 비싸고, 어렵다. 그러면서도 미식가를 온전하게 배울 곳을 찾기도 어렵다. 그런데 성인들은 미식가 교육은 효과가 크지 않다. 자신의 정보가 너무 많아 미식가의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현혹되는 맛을 즐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여기에서 맛을 즐기는 방법만 바꾸어주면 된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 본연의 성장을 위해서도 올바른 선택이다. 청소년들이 맛을 온전하게 즐기면 감각이 다양하게 활성화되고 감정 또한 풍부해진다. 이러한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집중력 또한 크게 높아진다. 주니어 미식가는 취미 생활이 될 수 있지만, 인간 본연의 성장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조건이기도 하다.
주니어 미식가들이 맛을 즐기면서 의식 성장에 접근하면 하루의 행복한 시간은 그만큼 길어진다. 우리가 추구하는 하루 행복의 절대 시간은 매우 짧다. 우리는 행복을 위해 살아가게 되어 있다. 행복이 삶의 목표인데도 불구하고 행복을 유지하는 내면의 프로그램이 없다. 그래서 그것을 해서 행복을 찾는다. 이렇듯 행복은 대가를 치러야 그만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맛을 온전하게 즐기면 행복한 시간은 급격히 많아진다. 주니어 미식가들이 먹을 때마다 행복한 시간이 길어진다. 이렇게 쌓인 행복의 느낌은 일상생활로 연결된다. 그래서 또 다른 행복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맛 평가론 저자 조기형








